정치

강제징용 배상 민관협의회 첫 회의…외교부 "해법 마련 집중논의 예정"

입력 2022/07/04 21:16
수정 2022/07/05 10:01
대법원 판결난 3건에만 국한
2시간 40분간 난상토론하며
日기업 자산매각前 해법모색
공개 회의소집은 이번이 처음

피해자측 "기업과 직접협상"
전문가 중재재판行 제안도
◆ 숨통 트이는 한일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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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민관협의회가 4일 출범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주재로 정부 관계자와 일본 관련 전문가,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등 12명이 참석한 민관협의회 제1차 회의를 비공개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외교부 관계자는 "피해자가 고령화되고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시한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조속히 해결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도 긴장감을 갖고 집중적으로 논의를 진척시켜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1시간30분으로 예정됐으나 열띤 토론 과정에서 회의가 길어지면서 예정 시간을 1시간 이상 초과해 2시간40분 동안 진행됐다. 회의에는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단체를 대표해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교수와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장완익·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학계에서도 박흥규 고려대 교수, 조윤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등이 참여했고, 한일 간 경제 현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서석승 한일경제협회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외교부는 차후 필요에 따라 구성원을 추가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이달 중 1~2차례 더 개최될 예정으로 대법원 판결이 종료된 3건에 대해서만 우선 논의하기로 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와 관련한 소송은 완료된 2건을 포함해 70여 개가 각급 법원에 계류돼 있지만 협의회는 당장 급한 3건에 대해서만 먼저 논의하고 빠른 속도로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미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 대해 "정부안을 도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회의 참석자들께서는 이러한 논의 과정이 투명성 있고 공개적으로 진행된 데 대해서도 의미 있는 평가를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 정부에서도 강제징용 피해자 측과 대화는 이어갔지만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회의를 소집한 적은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측은 금전적 문제만이 아니라 일본과 일본 기업 측의 유감 표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회의 전에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이 일본 가해 기업과 직접 협상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일부는 국제중재법원으로 사안을 넘기는 방안에 대해서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외교부 관계자는 한일이 300억원대 규모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 300여 명에게 보상하는 방안이 논의된다는 보도와 관련해 "정부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 대법원은 2018년 10월과 11월에 각각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내용의 확정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배상 이행을 거부하면서 피해자들은 피고 기업의 국내 자산을 찾아 현금화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고 이르면 올가을 강제 집행을 시작하기 위한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 자산을 한국 법원이 강제 매각할 경우 한일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강제 매각 시간이 다가오기 전에 이를 피할 방법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하지만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피해자 의견과 함께 법적 문제를 검토하고 국민 여론도 수렴하는 등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문재인정부 시절 박근혜정부가 맺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면서 한일관계가 악화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사안도 정치적 성향을 떠나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만들어내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정부가 수면 아래에서 진행하던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논의를 민관협의회를 통해 공식화하려는 것도 이런 점에서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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