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전대 룰' 후폭풍 불어닥친 野…당권레이스 출발부터 파열음

입력 2022/07/05 12:15
수정 2022/07/05 12:26
전준위案 무산에 반발 '봇물'…"민주당 죽이기", "괴팍한 룰"
안규백 사퇴에 친명계는 연판장까지…"李 컷오프" 음모론도
비이재명계 "역선택 방지 조항 없애야"…'李 팬덤' 견제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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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우상호 비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이 5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 룰 변경을 둘러싼 후폭풍에 신음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날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의 의결안 일부를 뒤집은 것을 두고 곳곳에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오며 일대 혼란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급기야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이날 위원장직에서 전격 사퇴했고, 일각에서는 비대위의 결정을 되돌리기 위한 연판장까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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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안규백 전당대회준비위원장

무엇보다 비대위가 당대표·최고위원 예비경선(컷오프) 선거인단을 기존대로 중앙위원들이 독식하도록 한 것이 뇌관으로 작용했다.

전날 오전 전준위는 '중앙위 100%'였던 예비경선 투표 비중을, '중앙위 70%·국민 여론조사 30%'로 변경했으나, 비대위는 이를 원위치시켰다.




비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 여론은 이미 본선 룰 조정을 통해 반영 비율을 상당 부분 상향했다"며 "예비경선에서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비대위의 '번복 결정'이 나오자 당내 성토가 빗발쳤다. 주로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앞장섰다.

이 고문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을 비롯한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가 당원들의 투표권을 제한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절차마저 훼손하는 결정을 했다"며 비대위의 결정을 되돌리기 위한 '전당원 투표'를 요구했다.

회견 성명서에는 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총 38명의 의원이 서명했다.

'우상호 비대위'가 예비경선에 '민심'을 반영하지 않기로 한 것은 사실상 이재명 상임고문을 '컷오프' 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친이재명계 김남국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이런 전대 룰이라면 이재명도 얼마든지 컷오프될 수 있다"며 "비대위의 결정은 민주당의 민주주의를 죽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병욱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예비경선에) 국민여론조사를 도입하는 것은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었으나 비대위는 이를 외면했다"며 "상층 중심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중앙위 컷오프 100% 제도는 숙의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포장된 계파주의, 여의도 기득권의 산물"이라며 "비대위는 전준위의 '30% 국민여론 반영안'을 받으라"고 요구했다.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고민정 의원 역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비대위 결정은 민주적으로 당을 혁신할 수 있는 통로를 스스로 막아버린 것"이라며 "당심과 민심이 괴리돼 있다는 지적을 해결할 좋은 방안이었는데, 이를 민주당이 스스로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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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이재명 의원과 강병원 의원

다만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권 주자인 강병원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중앙위는 오랫동안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들을 잘 추려서 국민께 내보이는 기능을 해왔다"면서 "이재명을 컷오프하기 위한 비대위의 결정이라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친명계 주장과 거리를 뒀다.




아울러 비이재명계에서는 본선에서 실시되는 국민 여론조사를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상대로만 하도록 한 '역선택 방지' 규정을 그대로 놔둔 데 대해 화살을 돌렸다.

역선택 방지 조항으로 인해 사실상 강성 당원의 여론만 '일반 민심'으로 반영된다는 주장이다.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여론조사라고 해봐야 결국은 민주당 지지층에 국한돼 일반 민심과는 괴리된 결과가 나온다"며 "역선택 방지 규정을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97그룹 주자인 강훈식 의원 역시 라디오에 출연해 "더 많은 민심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유지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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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강병원과 이재명

비대위가 '최고위원 권역별 득표제'를 도입한 것을 두고도 파열음이 잇따랐다.

"당내에서 한 번도 토론해 본 적 없는 이상하고 기괴한 룰"(김남국 의원), "국민적 웃음거리가 될 게 뻔한 제도"(김병욱 의원) 등 친이재명계는 물론 "지역별로 투표를 강제하는 방식은 비민주적"(고민정 의원) 등 비이재명계에서도 일제히 반발했다.

특히 친이재명계에서는 권역별 득표제가 최고위원 출마를 검토 중인 수도권 강경파 초선 의원들의 '지도부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마저 품고 있다.

이와 관련 비대위 관계자는 "지도부 선출에 있어 지역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은 당헌·당규상 권고에 불과했다"며 "이 문제를 비대위에서 사전에 충분히 논의했고 그 과정에서 합의안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대위의 전대룰 변경 논란에 대해서는 "특정인에 대한 유불리를 떠나 제도의 합리성을 따져봐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안규백 전준위원장의 사퇴도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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