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尹대통령, 국민 실망 키우는 화법 문제 있다 [핫이슈]

입력 2022/07/06 08:54
수정 2022/07/06 13:05
잇딴 검증부실·인사실패 지적에
"전 정권 사람들보다 낫다" 발끈

지지율하락에 "별로 의미없는것"
장관발표에도 "공식입장아니다"
정제 안된 거친 화법 혼란 자초

"우리는 文정권과 다르다"면서
책임회피하고 똑같이 남탓 반복
문정권 판박이 행보는 민심 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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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권력을 쥐면 사람은 어쩔수 없이 변하는건가.

아니면 원래 "내 판단은 항상 옳고 정의다"라는 독선적이고 오만한 속내를 숨겨왔던건가.

요사이 윤석열 대통령이 직선적이고 거친 화법으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지지층 사이에서 '사람을 잘못 봤나'라는 배신감의 웅성거림이 들릴 정도로 실망스럽다.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이 인사실패·부실검증을 지적했을때 나온 대통령의 격한 반응은 이해하기 힘들다.

한명은 아빠찬스 의혹탓에, 또 다른 한명은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검찰수사까지 받게되면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두명이 연이어 낙마했다.

게다가 대통령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한 사법연수원 동기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8년전 제자들과의 술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까지 알려졌다.


이러니 "도대체 검증을 하기는 한건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는건 너무도 당연하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국민 눈높이에 안맞으면 실패한 인사다.

그렇다면 상식적인 답변은 이래야 했다.

"나름 검증을 철저히 했지만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점 인정한다. 앞으로 보다 더 철저히 검증토록 하겠다"

하지만 대통령 입에서 실제로 나온 말은 '뭐가 문제냐'는 식이었다.

"그럼 전정권에 지명된 장관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며 발끈했다.

아무리 언론과 야당이 비판해도 문재인 정권때 사람들보다는 역량이나 도덕성이 더 낫다는 주장으로 들린다.

그런데 이같은 전정권 탓은 문정권이 수시로 써먹었던 수법이다.

결코 반성도 않고 사과도 않고 남탓만 하는건 문정권의 고질병이었다.

잘못이 드러나면 일단 잡아떼고, 부정한다.

끝까지 버티다가 옴짝달싹할수 없는 팩트나 증거가 나오면 말을 바꾼다.

"전정권은 우리보다 더 했다"는 물귀신 작전이 등장한다.


이같은 비상식에 질린 국민들이 "제발 남탓 그만하라"며 문정권을 심판했다.

이런 민심을 받들기위해 "우리는 文정부와 다르다"를 외치며 공정과 상식의 기치를 내 걸었던게 윤대통령이다.

이런 윤대통령이 인사비판에 직면하자 "그래도 전정권보다는 우리가 훨씬 낫잖아"라고 하는건 넌센스다.

이런식이라면 비상식과 불공정으로 점철된 문정권과 무슨 차별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더 놀라운 발언은 만취운전, 연구부정, 조교갑질 등 국민 눈높이에 한참 미달하는 박순애 신임 사회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임명이 늦어져서 언론의, 또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말했다.

탁월한 인물을 발탁했는데 언론과 야당이 의혹을 부풀려 과도하게 공격했다는 비판으로 들린다.

이것도 어디서 많이 들어봤던 말이다.

국민의힘과 여론의 거센 반발을 무시한채 32명의 장관급 오기인사를 강행했을때 문 전대통령이 언론과 야당을 조롱했던 발언과 판박이다.

문 전대통령은 "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이 실패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인사청문회 때 많이 시달린 분들이 오히려 일을 더 잘한다"고 했다.


보고 싶은것만 보고, 듣고 싶은것만 듣고, 남탓만 하는 확증편향적 문정권의 행태를 그렇게 비판하더니 윤 대통령의 행보도 별반 차이가 없다.

공정과 정의를 기대한 국민을 배신하는 행태다.

'대통령은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있을수 있다.

속내는 그렇지 않은데 정제되지 않은 거친 화법탓에 말의 진의가 왜곡돼 전달될수도 있다.

지지율 하락 질문에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해 국민무시 논란을 자초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의 52시간제 유연화 추진발표에 "정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해 혼란을 키운건 황당했다.

문 전대통령 사저 앞 시위에 대해서도 "법적 권리는 있지만 자제해달라"고 말하면 될일이었다.

그런데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욕설시위에 면죄부를 준것이나 마찬가지다.

말실수가 너무 잦으면 그게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실력으로 비춰질수 밖에 없다.

검사땐 흑백논리에 기반한 직설적 화법이 유효할수 있겠지만 국정을 총괄하는 국가수반의 화법은 달라야 한다.

형식이 실질을 좌우할때도 있고, 보여주는 공정과 상식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새정부 출범 두달이 가까워지는 만큼 대통령이 좀더 정제된 화법을 구사하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남탓은 거두고 공정과 상식의 초심으로 돌아가는게 성공하는 대통령이 될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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