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미군도 못간 피라미드 상공, 韓 공군 날았다…블랙이글스 사연은

입력 2022/08/04 17:35
수정 2022/08/05 07:49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이집트 에어쇼

30분간 형형색색 압도적 비행
관중석 "코리아!" 탄성 연발

FA-50 수출·공동생산 협의
K방산, 아프리카 진출 청신호

이종섭, 호주 국방장관과 회담
양국 연합훈련 활성화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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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T-50B 항공기가 3일(현지시간)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한민국 공군]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3일(현지시간) 이집트 피라미드 상공에 태극무늬를 그리며 현지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아프리카·중동 지역 제1의 군사강국인 이집트가 외국 공군 특수비행팀에 '국보' 피라미드 위 하늘을 허락한 것은 블랙이글스가 처음이다.

블랙이글스는 카이로 기자 대피라미드 인근에서 열린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이집트 공군 특수비행팀 '실버스타스'와 합동비행을 선보였다. 이번 비행은 블랙이글스가 운영하는 T-50에 전투임무를 더한 FA-50 등 국산 항공기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공군과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이집트 공군이 공동 기획했다.


블랙이글스는 영국, 폴란드에 이어 이집트 공연까지 성공리에 마치면서 K방산 수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집트가 이번에 자국의 상징인 피라미드 상공에서 에어쇼를 펼치며 블랙이글스를 파트너로 선정한 것은 조종사들의 실력과 한국산 항공기의 우수성을 인정한 결과다. 한국과의 방산 협력에 대한 희망을 반영한 결정으로도 풀이된다.

한국과 이집트는 올해 초 성사된 K9 자주포 수출협상 이후 물밑교섭을 통해 FA-50 수출과 현지 공동생산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는 2023년 기종 선정을 목표로 고등훈련기 도입 사업을 진행 중이며 노후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집트 공군은 뛰어난 성능과 가성비를 자랑하는 FA-50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집트는 차기 핵심 전력 확보에도 관심이 커 지난달 초도비행에 성공한 한국산 전투기 KF-21의 잠재 수출 대상국으로 꼽힌다.

블랙이글스를 이끌고 있는 김용민 공군 제53특수비행전대장은 "이집트를 방문해 보니 고등훈련기 사업으로 FA-50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것을 알게 됐다"며 "(이집트) 군 관계자들이 에어쇼를 보고 항공기 기능을 본다면, T-50 계열 항공기에 매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군과 방산업계는 이집트 수출 및 공동 생산으로 이집트군의 수요를 충족하고 제3국 수출도 도모할 계획이다. 양국은 생산시설뿐 아니라 정비 등 후속군수지원(MRO)을 위한 협력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이봉근 KAI 수출혁신센터장은 "향후 10년 내에 FA-50 1000대 수출 목표가 가시화되고 있는 순간이란 확신이 있다"며 "이집트와 협력해 FA-50의 아프리카 버전을 개발하고, 아프리카 지역 내에서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어쇼는 이집트 군악대의 연주와 더불어 태극기와 이집트 국기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이어 이집트 실버스타스는 약 11분간 다양한 형태의 편대비행과 교차·배면·트위스트 비행을 선보였다. 블랙이글스는 붉은색과 푸른색 연기를 내뿜으며 30여 분 동안 총 24개의 압도적 기동을 펼쳤다. 블랙이글스 조종사들이 하늘에 태극무늬를 수놓자 관중석에서는 "코리아!"라는 탄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블랙이글스의 무대가 끝나고 70여 명이 양국 국기 등을 휘날리며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쇼가 연출되는 도중에도 관객들은 "블랙이글스, 원더풀!"을 외쳤다.

한편 호주를 방문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캔버라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국방·방산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국방부는 양 장관이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외교·국방(2+2) 장관회의 등 정례 협의체를 포함한 국방당국 및 각 군 사이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역내 양자·다자 연합훈련은 물론 △국방과학기술 △우주영역 △방산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호주 측은 회담에서 향후 10년간 국방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하는 과정에서 우방국인 한국과의 국방·방산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카이로(이집트) = 국방부공동취재단 / 서울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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