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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면담 대신 40분 통화한 尹대통령…정치적 득실은

입력 2022/08/06 08:01
수정 2022/08/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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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미국 의전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의장과 한미동맹 강화와 역내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미국 하원의장의 방한은 2002년 데시스 해스터트 의장 이후 20년 만이다. 다만, 5일까지 여름 휴가 중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면담 대신 전화 통화를 한 것에 대해 "상례에 어긋난 외교"라는 주장과 "신중한 외교"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또 펠로시 의장이 입국할 당시 우리 측에서 아무도 마중을 나가지 않은 것을 놓고도 '홀대론'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3일 9시 26분께부터 4일 오후 8시 15분까지 약 24시간도 되지 않은 방한 기간, 윤 대통령과의 통화를 비롯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 등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약속한 한·미 동맹의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발전을 위해 미국 의회와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 일행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하는 것은) 한·미 간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이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도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핵심축으로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한·미 간 자유롭게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를 함께 가꾸어 가자"고 화답했다. 미·중 갈등의 도화선이 된 대만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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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과 공동언론발표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2022.8.4 [한주형 기자]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펠로시 의장과 면담이 아닌 통화가 진행된 것에 대해 "펠로시 의장 방한과 윤 대통령 휴가 일정이 겹쳐 예방 일정을 잡기 어렵다고 미국 측에 사전에 설명했고 펠로시 의장도 충분히 이해했다"고 답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등 중국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국익을 고려한 총체적 결정"이라고 답했다.


이어진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국을 의식한 것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대만을 방문해 중국을 강력 비판했던 펠로시 의장은 이번 방한에선 북핵 위협에 맞선 확장억지 강화 등 대북 메시지와 한미 동맹 강화 등에 주력했다.

휴가 중이었던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통화한 것은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미중 간 정면 대결 국면에서 자칫 대외적 오해를 낳아선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국의 동맹국이지만 중국은 한국과 맞닿아 있고, 경제적으로 깊게 얽혀 있다.

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교역에서 중국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1586억1600만달러로 1위이다. 이어 미국(955억7300만달러), 베트남(453억7200만달러), 일본(441억5200만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양국 관계를 어떻게 균형 있게 유지해 한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인가는 윤 정부의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다. 중국과 척을 지면 경제 타격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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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시절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지냈던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40여분간 통화한 것에 대해 "상당히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며 "대통령 입장에서 휴가 중인데 바로 만나면 야당이 '굴욕 외교 한다'고 비판 할 것이고 또 안 만나면 '중국 눈치 본다'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미국에서 휴가는 개인적 영역이기 때문에 그걸 인정을 해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뤼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지난 4일 중국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 "현 시점에서 한국은 중국을 화나게 하거나 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과 대립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한국 정부가 김진표 국회의장을 펠로시 의장과 만나도록 하게한 것은 예의 바르게 보이면서도 국익을 고려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다만, 의전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이 지난 3일 국내에 입국할 때 우리 측 의전 인력이 아무도 없었던 것에 대해 정치권에선 '의전 홀대' 논란이 번지고 있다.

TV조선은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가 "펠로시 의장은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안 나온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미 하원의장 방한의 제반 의전은 국회 담당이며, 펠로시 의장 측에서 늦은 시간 한국에 도착하는 일정이기에 영접을 사양했다고 해명했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도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국의 국회의장 등 의회 인사 방한에 대해서는 통상 우리 행정부 인사가 영접을 나가지 않는다"며 펠로시 의장의 의전은 국회 담당이라고 말했다.

국회 측에서는 "공항에 의전을 나가지 않기로 펠로시 의장 측과 사전 협의를 거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전 협의를 거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구체적인 정황이 파악되기 전까지 잡음이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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