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與, 비대위 전환 급물살…親李 한기호·정미경 사퇴

입력 2022/08/08 17:42
수정 2022/08/08 19:41
9일 비대위원장 선임

사무총장 사퇴로 지도부 마비
최고위원은 李·김용태만 남아

이준석 "즉시 가처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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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 사퇴 기자회견을 하며 인사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비상대책위원장 정식 선임을 하루 앞둔 8일,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 이준석 당대표와 가까웠던 한기호 사무총장과 정미경 최고위원이 잇달아 직을 내려놨다. 당초 비대위 출범에 반대했지만 '당 정상화'를 위해 지도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대세의 흐름에 따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표 본인과 일부 지지자는 여전히 법적 대응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어 당내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한 사무총장은 홍철호 전략기획부총장·강대식 조직부총장과 함께 사의를 밝혔다. 최고위원회 구성원은 아니지만 당의 '3역'으로 중앙당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당 지도부 기능이 완전히 상실된 셈이다.


그는 "비대위원장이 임명되면 새로운 지도부를 꾸려 당 운영을 시작하는 만큼 전임 대표 체제하의 지도부는 당직을 내려놓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비대위를 필두로 당이 하나가 돼 하루빨리 혼란을 수습하고 집권 여당으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사이의 극한 갈등을 겨냥해서는 "당내 갈등과 분열로 민생과 개혁을 뒷전으로 미뤄 놓는다면 민심이 떠나고 국정 동력도 사라질 것"이라는 당부 또한 남겼다. 정 최고위원 역시 사퇴를 발표하면서 "더 이상 거대한 정치적 흐름을 피할 수 없다"며 "당의 혼란과 분열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비대위 전환이 곧 '이 대표 축출'이라고 공개 반발해 왔지만 이날은 '선당후사' 정신을 강조했다. 이로써 당규상 총 9명으로 구성돼야 할 최고위에는 사실상 김용태 청년최고위원과 당원권이 정지된 이 대표 등 2명만 남게 됐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게 개인의 이익, 명분, 억울함을 이제는 내려놓고 당 전체를 보고 대장부의 길을 가달라고 얘기하기도 했다"며 "사람이니까 고민을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처분이든 뭐든 이긴다고 이기는 게 아니고 진다고 지는 게 아니다"며 "이 대표는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대표와 그의 지지층은 비대위 출범을 막기 위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즉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방송과의 문자 인터뷰에서 법적 대응 강행 이유로 "경종을 울리기 위한 기록은 무조건 남겨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보수 정당에는 옳고 그름보다 눈치 보면서 힘 가진 자에게 줄 서는 문화가 있다"며 "모든 걸 책임지지 않기 위해 인터뷰와 성명서까지 익명으로 하는 비겁함까지 있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앞과 뒤가 다르지 않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금이라도 지키려고 노력한다면 국민이 달라진 걸 느낄 것"이라며 "지금의 위기는 아이디어가 부족해서 온 것이 아니라 신용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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