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野 "경찰국, 헌법에 위배"…與 "文정부 경찰, 권력 비호"

입력 2022/08/08 17:42
수정 2022/08/08 20:49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 청문회

野 "국민 공감대 없이 설치"
與 "靑밀실서 야합보다 낫다"
윤희근 "일정 부분 공감"

김순호 경찰국장 프락치 의혹
윤희근·이상민 "몰랐다"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698074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여야가 8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신설 문제와 관련해 난타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찰국 신설이 정부조직법상 위법이며 대통령실 인사가 밀실 인사라 경찰국이 필요하다는 논리대로라면 대통령실에 의해 임명된 윤 후보자도 사퇴해야 한다고 맹폭했다.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권 폐지로 인해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문재인 정부 시절 경찰의 중립성 훼손 사례를 조목조목 따지며 맞불을 놨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경찰국 설치는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국가경찰위원회에서 경찰국 설치에 대한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아 정부조직법과 경찰법상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철민 의원은 의견 수렴 절차를 문제 삼았다. 그는 "무엇보다 가장 큰 권력인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시킨 다음 경찰국을 설치해야 한다"며 "이러한 절차 없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께서 찍어 내리듯 경찰국을 설치했다는 데 가장 큰 문제점이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반면,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에서 밀실에서 야합으로 (경찰 인사를) 하는 것보다는 (경찰국 신설이) 양성화, 시스템화되고 오히려 양지로 나왔다"고 말했고 윤 후보자는 "일정 부분 공감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어디에 공감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오 의원은 "경찰국 강행을 시행령으로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부분으로 볼 때, 윤석열 정부가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논리를 그대로 읊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형석 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은 행안부에서 하는 것은 정상적인 인사고, 그동안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에서 이뤄진 인사는 음성적이고 밀실 인사라고 보고 있는 것 아닌가"며 "후보자께서도 그 당시에 승진하셨는데 밀실 인사로 승진하신 것인가. 그렇게 승진하셨다면 사퇴하셔야 한다"고 거들었다.

국민의힘도 문재인 정부 시절 경찰의 중립성 논란을 꺼내들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회의)를 언급하고 "경찰에서는 지난 정권 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비판하는 민주당 내부 보고서를 전 부서에 배포했다"며 "(경찰이) 권력자를 비호하고 편을 들었을 때 서장님 누구도 한마디 문제 제기를 한 적이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 드루킹 사건, LH 수사,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 막상 정치적 중립이 처참히 무너졌을 때 아무 말 않다가 왜 갑자기 '(중립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모여서 외치는지 의문스럽다"고 문재인 정부 시기 경찰 수사 문제를 다수 열거했다.


'윤핵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윤 후보자에게 "입직 경로에 관계없이 능력이 있으면 승진할 수 있는 공정한 승진 기회를 달라는 일선 경찰들의 요구가 많다"며 비경찰대 출신 고위직 우대 정책에 필요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후보자는 복수직급제를 추진하고 아직 공론화되지는 않았지만 순경에서 경위로 진급하는 과정을 단순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야당은 초대 행안부 경찰국장으로 임명된 김순호 치안감이 과거 '프락치' 활동으로 경찰에 특채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윤 후보자는 이성만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경찰청장 후보자로서 추천 협의 과정을 거쳤지만 그런 부분까지 알고 추천하진 않았다"며 "추후 한 번 더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도 이날 기자와 만나 "30년 전 개인 일인데 행안부가 뭐라 할 건 아닌 것 같다"며 과거 의혹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를 묻자 "몰랐다"고 답했다. 대중노동단체인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 회원들은 1989년 인노회 핵심 요직을 맡고 있던 김 국장이 갑자기 종적을 감췄고, 이후 몇 개월 뒤 인노회에 대한 치안본부의 대대적 수사가 시작되면서 총 18명이 치안본부에 불법 연행됐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이날 윤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지용 기자 / 안정훈 기자 / 김보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