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尹 "국민 뜻 거스르는 정책 없다"…인적쇄신으로 위기 돌파

입력 2022/08/08 17:43
수정 2022/08/08 19:53
휴가 마치고 업무복귀
국정운영 전반 변화 예고


여당서 박순애장관 사퇴 건의
"필요한 조치 있으면 하겠다"

韓총리와 회동·수보회의서
"국민 관점서 모든 문제 점검"
추석 앞두고 민생정책 승부수

모든 조사서 지지율 20%대
부정적 답변 70% 넘기도
◆ 尹정부 쇄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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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마치고 출근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윤 대통령 왼쪽과 오른쪽은 각각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 제공 = 대통령실]

취임 100일을 눈앞에 두고 국정운영 지지율이 가파르게 하락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경질이라는 첫 인적 쇄신을 결단했다. 여론에서 시작된 인적 쇄신 요구가 집권 여당으로까지 확산되자 윤 대통령도 한발 물러서 전격 수용한 것이다.

8일 휴가에서 복귀한 윤 대통령은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윤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책은 없다. 중요한 정책과 개혁 과제의 출발은 국민의 생각과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는 과정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의 첫 인적 쇄신은 박순애 장관이었다.


다른 장관 후보자들이 '개인적 문제'로 논란을 일으켜 사퇴한 것과 달리, 박 장관의 경우 장관 신분으로 정책 관련 혼선을 빚어 '소통'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거듭된 방침에 흠집을 낸 것이 크게 작용했다. 박 장관이 꺼내든 초등학교 취학연령 만 5세 하향 조정과 외국어고 폐지 등 정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민감한 자녀 교육 문제를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했다는 점에서 '역린'을 건드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만 5세 초등 입학에 대한 여론은 부정 답변이 76.8%로 찬성(17.4%)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방향 자체가 틀렸다기보다는 박 장관이 해당 이슈를 일방적으로 추진했던 것이 비판의 대상이 됐고, 이것은 윤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장관들에게 당부했던 '국민 소통'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여권에서도 박 장관의 경질을 대통령실에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에서 이례적일 정도로 강하게 박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소한 '정체'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윤 대통령의 휴가 중 지지율이 하락한 것에 이 문제가 작지 않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되면서 집권 여당에서도 위기의식이 팽배했고, 대통령실에 박 장관의 경질을 적극적으로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장관의 자진사퇴로 윤 대통령은 곧바로 후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 인선에 착수할 예정이다. 아직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선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박 장관 이후 추가 인적 쇄신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한번 쓴 사람은 믿고 신뢰하는 스타일이다. 이런저런 상황을 감안해 쉽게 사람을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인적 쇄신에 대해서는 아직 출범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업무의 밑그림만 그린 상태인데 사람을 바꾼다면 처음부터 다시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박 장관 사퇴에 이어 윤 대통령은 기존에 강조했던 소통 강화와 국민 뜻 받들기 등을 강화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설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 등을 주재하면서 원론적인 차원에서의 이야기를 하며 자세를 낮추고, 추석을 앞두고 물가 문제를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더 세심하게 받들기 위해 소통을 강화하라고 당부했다"면서 "이어 추석이 다가오고 있으니 지금부터 물가 관리를 철저히 하고 민생을 빈틈없이 챙기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기존 발언의 반복이라는 점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계속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소통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조금 더 노력하고 다듬고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KSOI 여론조사(TBS 의뢰,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관련 긍정 평가는 27.5%로 직전 28.9%에 비해 하락했다. 리얼미터 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28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9%포인트)에서도 직전 33.1%였던 긍정 평가가 29.3%로 주저앉았다. 사실상 모든 여론조사에서 국정운영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했다고 볼 수 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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