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비 예쁘게 와서" "나경원 지역이라"…수해 복구 현장서 웃고 떠들며 농담까지

입력 2022/08/13 16:22
수정 2022/08/13 16:30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 수십명이 지난 11일 나선 수해 복구 봉사활동 현장에서 "사진 잘 나오게 비 왔으면 좋겠다"는 김성원 의원의 발언이 나와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당시 현장에서 부적절한 말들은 내뱉은 의원들은 김 의원만이 아니었다.

YTN은 지난 12일 국민의힘 지도부 등 의원 수십명이 참여한 수해복구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농담을 주고받은 일부 의원들의 모습도 담겼는데 일반 국민들이 듣고 눈살을 찌푸릴 만한 내용이 많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영상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거긴 괜찮아요?"라고 묻자 최춘식 의원은 "우리는 소양강 댐만 안 넘으면 되니까"라고 답했다. 또다른 지역구의 의원은 "(우리 지역은) 비가 이쁘게 와서. 내리다가, 딱 그쳤다가, 내리다가"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본인 지역구만 괜찮으면 된다는 뜻이냐는 비판이 터져 나오자 최 의원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지역구 가평의 '지리적 특성'상 소양강 댐이 범람하지 않으면 피해가 없다고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봉사 지역으로 동작구를 택한 배경에 대해 "원래 강남 터미널로 가려고 했는데 거기는 거의 다 완료가 됐다고 하더라"고 말했고, 이에 한 의원은 "나경원 지역이라 (동작구로) 오신 거구나"라고 농담을 던졌다.

권 원내대표는 "딱 보고 나경원 지역 아니면 바꿀라 그랬지. (나경원한테) 꼼짝 못하니까"라고 받아쳤다. 이들 대화 과정에서 의원들끼리 웃고 떠드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이날 봉사활동 현장에서는 한 주민이 공개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주민이 의원들 앞으로 걸어나와 "여기서 길 막고 뭐 하세요!. 차가 막혀서 짐 실은 차가 못 들어오잖아요. 지금 뭐 하시는 거냐고요"라고 고성을 질렀다.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이제 해산할 겁니다"라며 각자 봉사 장소로 이동했다.

논란이 될 만한 발언들은 또 있었다.


권 원내대표가 옆에 있던 나 전 의원의 머리 부분을 바라보며 "못 보던 사이에"라고 말하자, 나 전 의원은 민망한 듯 머리를 매만지며 흰머리가 있다고 웃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못본 사이에 나잇값을 좀 하네"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외모 품평' 발언을 내놨다. 여성 의원들이 작업용 신발을 신기 위해 맞는 사이즈를 찾는 과정에서 한 남성 의원은 "여성 발이 너무 큰 것도 좀 보기가 (그렇다)"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는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아무리 친분이 있는 의원들끼리 모인 자리일지라도 수해 현장에서 보일 만한 모습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댓글도 '친목회 왔나' '망언 경연대회 하나' '국민들은 피 눈물 나는데 웃고 떠드나' '국민 통곡하는 곳에 가서 저 따위 말이 나오나' 등 대부분 의원들을 지적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한편, 이날 "사진 잘 나오게 비 왔으면 좋겠다"고 말해 거센 비판을 받은 김성원 의원은 12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다시 한 번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수재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로는 못 해 드리고 오히려 심려를 끼쳤다. 저의 경솔한 말로 인해 상처를 받고 분노를 느꼈을 국민들께 평생을 반성하고 속죄하겠다"며 "그 어떤 말로도 제 잘못을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가진 유일한 직책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직도 내려놓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당 윤리위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전망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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