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野 '李 방탄' 제동…新강령엔 '경제' 앞세워

입력 2022/08/17 17:35
수정 2022/08/17 19:47
非明 반발에 당헌 80조 유지

정치탄압은 '당무위'서 판단
이재명 직무유지 길은 열어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방탄용' 당헌 개정에 제동을 걸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의결을 뒤집고 당헌 80조 1항(기소 시 당직 정지)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당무위원회에서 정치탄압 여부를 판단하게 함으로써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살 길'은 열어뒀다. 17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헌 80조 1항을 유지하되 3항을 바꾸기로 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는 직무를 정지하도록 한 1항을 유지한다"며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당무위에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3항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탄압을 판단하는 주체가 윤리심판원이 아니라는 점이 눈에 띈다. 윤리심판원은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이 후보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친명(親明) 일색으로 구성될 수 있는 최고위원회에는 판단 권한을 넘기지 않았다. 신 대변인은 "모든 상황을 감안하면 당무위 결정이 훨씬 더 합리적일 것이라는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절충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 위원장은 "비대위원 다수가 반대하며 전준위 안을 통과시키기는 불가능해 원래 있던 당헌·당규와 전준위 안을 절충해 통과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의견이 많이 갈리고 우려가 있어 비대위에서 절충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당헌 개정을 밀어붙였던 이재명계에서도 큰 불만을 품진 않은 모양새다. 친명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강성 팬덤이 당헌 개정을 청원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져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라며 "비대위가 사전 조율을 통해 이 후보 의중을 반영해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규백 전준위원장도 유감을 표하면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누군가 오해하듯 한두 사람의 거취가 문제는 아니다.


당의 도덕성에 관한 국민적 신뢰를 우려하는 분들의 충정도 충분히 이해하고, 비대위 판단도 당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됐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비대위는 전준위가 올려보낸 강령 개정안을 그대로 의결했다. 정책 분야에서 5순위였던 경제는 1순위로 올라갔다. 강령분과위원장인 김성주 의원은 "민생을 우선시하는 정당으로 경제 분야 강령을 앞 순위로 옮길 것을 비대위원인 한정애 의원이 제안했고 비대위에서도 동의했다"며 "조문 순서는 경제·정치·사회가 될 텐데 민생제일주의를 내세우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내걸었던 △소득주도성장(→포용 성장) △1가구 1주택자(→실거주·실수요자) 표현도 수정된다. 친문(親文) 의원 중심으로 "문재인 지우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강령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김 의원은 "여당에서 야당으로 전환된 데다 특정 정책을 강령에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대선 경선에서 주장했던 기본소득도 강령에 담기지 않았다. 김 의원은 "대선 과정에서도 기본소득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선거 캠페인을 벌였다"고 말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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