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비핵화 의지만 보여주면 미북관계 지원·군축 논의"

입력 2022/08/17 17:52
수정 2022/08/17 20:23
"힘에 의한 현상변화 원치않아"
실질조치보다 조건 유연해져

강제징용 배상문제 해법엔
"주권 충돌 없는 보상안 강구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자신
◆ 尹 취임 100일 회견 / 대북·외교 정책 ◆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북한이 분명한 의지를 갖고 대화에 나선다면 비핵화 과정의 '입구'에서부터 경제·안보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조속한 한일관계 정상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제시한 '담대한 구상'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면 미·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지원과 재래식 무기체계 군축 문제 등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광복절 경축사에 담은 식량과 병원·의료, 발전 및 송배전, 농업기술, 금융 등 경제적 지원에 더해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서도 구체적 요소를 일부 공개한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날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길에 놓인 입구 격인 '핵개발 중단'이 어떤 수준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질의응답에서도 북한에 엄격하게 선(先)비핵화를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광복절에 발표한 비핵화 로드맵에 따라 우리가 단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먼저 다 비핵화를 시켜라, 그다음에 우리가 한다'는 뜻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거기에 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 도와주겠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종전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표 '담대한 구상'이 이명박 정부 당시 북한이 거부했던 '비핵개방 3000'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이 중시하는 '체제안전'에 대한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저와 우리 정부는 북한에 무리한, 힘에 의한 현상 변화는 전혀 원치 않는다"고 답변했다.


무력을 앞세워 인위적으로 통일을 추구하지는 않겠다는 원론적 답변인 셈이다. 그는 고조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일각에서 독자적 핵무장론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항구적인 세계평화에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전제"라며 선을 그었다. 그 대신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합의된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에 무게를 실었다. 윤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정치적인 쇼가 되어서는 안 되고 실질적인 한반도, 동북아 평화 정착에 유익해야 된다"고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최대 현안인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판결 해법에 대해서는 "판결을 집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의 충돌 없이 채권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일본 측 기자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해법을 묻는 질문에 이처럼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미래가 없는 사람들끼리 앉아서 어떻게 과거에 대한 정산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한일이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과거사 문제도 조속히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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