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4차 산업혁명 시대 유연한 대응 필요…노동법 체계 바뀌어야"

입력 2022/08/17 17:52
수정 2022/08/17 23:28
尹, 확고한 노동개혁 의지
"노동개혁 추진 獨사민당
17년 정권 잃어도 의미 있어"
대우조선·화물연대 파업엔
"법과 원칙따라 해결" 강조

"연금·교육개혁 여론 살필 것"
◆ 尹 취임 100일 회견 / 노동개혁 ◆

728639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노동 분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모두발언부터 "노사문제 역시 법과 원칙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하도급 지회 파업 사건과 화물연대 운송 거부 사건을 처리했다"고 자평하는 등 노동개혁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노동개혁 관련 질문을 받고 "독일에서 노동개혁을 하다가 사민당이 정권을 17년간 놓쳤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독일 경제와 역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개혁을 완수했다"고 말해 노동개혁에 착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노동개혁의 기본 방향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수요와 공급에 맞는 유연한 대응' 등을 제안했다.


노동개혁이 나아가기 위해 노동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의 노동법 체계가 과거 2차 산업혁명과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산업구조하에서는 적용될 노동법 체계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노동 수요와 공급 체계가 바뀐 데 대해서는 '유연한 대응'을 강조했다. 일부 직종이나 산업에서는 오히려 노동력 공급이 모자란 사태가 발생하는 반면 자동화가 이뤄지는 직종에서는 노동력 수요가 확 줄어들기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노동의 수요와 공급 곡선이 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결국 우리나라 전체 국부와 우리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소득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노동개혁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강조한 것은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가까스로 파국을 면했지만 최근 극렬로 치닫고 있는 화물연대 노조의 파업·농성과 무관하지 않다. 현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과격한 시위와 선동이 향후 국정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과 원칙만으로는 모든 노동 관련 사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을 인식한 듯 윤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으로 표현되는 노동시장 양극화 부분에도 관심을 두고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불법적 행태에 관해 '공권력 투입'을 이야기할 정도로 강경했던 윤 대통령이지만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그런 분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대안 역시 정부가 함께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역할과 관련해 좀 더 고민했음을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지난 하도급 지회 파업 같은 경우 이분들의 임금이나 노동에 대한 보상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또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를 저희가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취임 100일 동안 터져나온 각종 노사분규 등을 토대로 향후 이 문제를 좀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중재자 내지는 갈등 해결자로서 역할을 정부가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법과 원칙 외 다른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처음엔 "산업 현장에서 노동운동이 법의 범위를 넘어서서 불법적으로 강경 투쟁화되는 것은 어떤 하나의 복안으로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일관된 원칙을 예측 가능하게 꾸준히 지켜가면서 문화가 정착되면 해결될 수 있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끝나기 직전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해당 질문으로 돌아온 윤 대통령은 "아울러서 해야 할 것은 그런 분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대안 마련도 정부가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회시정연설에서 강조한 3대 개혁 과제(노동·연금·교육)에 대해서는 정부가 특정 방향으로 밀어붙여선 안되고 여론을 면밀히 조사하고 자료도 최대한 모은 후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박인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