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적 목적 인사쇄신 안돼…처음부터 다시 챙길것"

입력 2022/08/17 17:53
수정 2022/08/17 21:08
"문제점 되짚는 중, 시간 필요"
尹, 고강도 인사 검증 예고

"여론조사 민심 겸허히 수용"
일희일비 않겠다던 입장 변화

與 집안싸움엔 모호한 답변
"민생에 매진해 발언 못들어"
◆ 尹 취임 100일 회견 / 인사문제 ◆

728644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출입기자단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인적 쇄신 문제와 관련해 "정치적인 국면 전환이라든가 지지율 반등이라고 하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금부터 되돌아보며 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장의 지지율이 낮다고 해서 인적 쇄신이나 인사 문제 점검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벌써 시작을 했지만,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대통령실부터 짚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등 정책 이슈에 대해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교육비서관을 교체했는데, 이와 같은 인사가 더 나올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이미 공직기강비서관실은 문건 외부 유출 책임을 물어 시민소통비서관실에 대한 문책성 경질을 건의한 상태이기도 하다.

취임 100일을 맞아 20%대의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지율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입장을 밝혀왔던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에도 지지율 하락을 극복하지 못하자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꼼꼼하게 한번 따져보겠다"고 말하면서 "제가 취임 후 100일 동안 당면한 현안들에 매진하면서 뒤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지금부터 다시 다 되짚어보면서 어떤 조직과 정책과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나갈 생각"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특히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짚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는데, 윤 대통령이 말한 '소통'은 '도어스테핑(약식 문답)' 등 자신이 한 직접적 소통도 있지만, 정책 부문에서 혼선을 일으킨 소통 방식을 지적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대통령실 참모진을 중심으로 정책 홍보는 물론 사전 조율 등을 망라한 소통 부문에 대한 강화나 보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 기간 대변인과 공보 업무를 해온 김은혜 전 국민의힘 의원의 홍보 부문 투입 가능성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점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최근 여당 내 집안싸움에 윤 대통령이 껴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사실상 침묵했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공격하는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당내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다는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다"면서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어떠한 논평이나 입장을 표해본 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 대표'로 표현한 메시지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보낸 사실이 드러난 데다 당내 갈등과 내분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는 국면에서 나온 대통령의 답변이 상황 회피라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도지사 후보 당내 경선 패배 후 발언을 자제해오다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이 현 상황을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걸 바꿀 각오가 돼 있는지, 오늘 기자회견으로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인혜 기자 / 이지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