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재인 나와라" "김건희 나와라"…국감 증인신청 지르고 보는 여야

입력 2022/09/22 17:40
수정 2022/09/22 22:12
국감 증인신청 여야 공방

與, 김현미·변창흠 부르자
野, 10대 건설사 대거 신청
집값·고분양가 설전 예고
현대차·카카오도 호출 대상

與, 문재인 증인 신청하자
野, 김건희·尹장모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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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상임고문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정권 교체 후 첫 국정감사장에서도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망신을 주거나 혼내는 정치 행태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증인 신청 명단 초안을 만든 국토교통위원회에서만 기업인 증인 신청이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가 국감에서 벼랑 끝 정쟁을 벌이며 "그쪽이 부르면 우리도 부른다"는 식으로 맞불 증인 신청을 일삼아 올해도 기업인만 '새우등' 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국토교통위에 따르면 여야는 증인·참고인 총 96명을 신청 명단에 올렸다. 공통적으로 신청한 기업은 대한항공 호반건설 중흥건설 카카오모빌리티다. 더불어민주당이 50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의힘도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망신 주기식 CEO 출석을 지양해달라"고 당부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은 증인 42명을 신청했는데 대다수가 CEO다. 여당은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이원태 전 금호아시아나 부회장,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을 국감 증인으로 요청했다.

이를 두고 CEO를 국감장에 앉혀 기싸움을 하려는 여야 정치권 관행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를 대변하는 정의당은 되레 4명 신청에 그쳤다는 것이 눈에 띈다.

민주당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를 비롯해 건설사 CEO를 대거 신청했다. 명단에 오른 기업은 10대 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부영주택 중흥건설(대우건설 인수사) 호반건설을 비롯해 SM동아건설 포스코건설 KCC건설 이수건설 계룡건설 우미건설 등 11곳에 달한다.

여당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의 집값 관리 실패를 집중 공격하기 위해 김현미·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 손병석·박선호 전 국토부 차관을 증인으로 신청하자 건설사의 고분양가 책정 등을 집중적으로 때려 건설사에 화살을 돌리기 위한 '맞불작전'으로 보인다.


여당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대장동·백현동 개발을 표적으로 삼으며 대거 증인을 신청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토위원들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계자들을 국감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선 두산 주요 임직원들의 이름이 올랐다. 대장동 의혹은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와 고재환 성남의뜰 대표가 증인으로 신청됐다. 개발 시행사 외에도 개발 과정이나 시공 과정에 참여한 제일건설, 부국증권, HMG, 아시아디벨로퍼 등 다수 기업이 호출됐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다수 증인 신청을 했다가 서로 절충해 증인 수를 줄이는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확실하지 않다. 증인 채택을 놓고 양당이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 가족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극단 대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위원회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주장을 국민의힘이 꺼냈다. 지난 19일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기무사령부 문건 논란 등에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고, 검찰 수사 중"이라며 문 전 대통령 출석을 요청했다.

민주당 소속 국토위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장모인 최은순 씨의 증인 출석을 요청했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싼 진상을 밝히려면 최씨 증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주당·무소속 교육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김건희 여사를 직접 압박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의 논문 표절과 관련된 증인을 반드시 채택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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