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보이스
부동산

전셋값 급등에…거래 줄어도 대출은 급증

이선희 , 정주원 기자
입력 2020.08.09 17:34   수정 2020.08.09 22:21
  • 공유
  • 글자크기
지난달 전세거래량 19% 감소 불구 전세대출 2조↑
전세매물 씨 말라…전국 전세가격지수 역대 최고
◆ 혼돈의 부동산시장 ◆

이미지 크게보기
"너무 오른 전셋값 때문에 결혼을 미룰까도 생각했습니다. 석 달 사이에 1억원이 올랐는데 전세금 마련하느라 여기저기에서 빚을 끌어 써서 신혼 생활이 두렵습니다."

오는 12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미연 씨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을 점찍고 전셋집을 알아봤는데 한 달 전에 비해 대부분 아파트 전셋값이 1억원씩 올라 화들짝 놀랐다. 김씨가 염두에 둔 고덕아이파크 소형 평수(전용 59㎡) 전세는 올 초 4억9000만~5억원 초반대였지만 지난달 호가가 6억~6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공인중개업소는 매물이 없다며 "보증금 5억원에 월세 50만원 반전세로 돌려보겠다"고 제안했다. 김씨는 "전세대출 이자 내고 여기서 월세 50만원을 또 낼 생각을 하니 잠이 안 온다"고 말했다.


청약 대기 수요와 매수 관망으로 전세 수요는 증가한 반면 급증한 세금에 대한 월세 충당·실거주 의무 등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지난달 전국 전셋값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게다가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등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움직임에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리거나 매물을 거둔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다. 지난달 31일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된 후 전국에서 전세 매물이 없는 '전세 제로 단지'가 속출하고 있어 전세시장은 더 불안해지고 있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전국 주택 전세가격지수는 지난달 100.898(이하 기준 100)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전셋값은 지난해 초 하락 추세를 보이다 2019년 9월(99.245) 상승세로 돌아서 결국 사상 최고점에 이르렀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 상승 속도는 더 빠르다. 7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2.437로 역시 사상 최고값이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도 지난 6월 101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작년 6월 97.8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계속 올라 불과 1년 만에 약 3.3% 뛰었다.

전세대출 잔액도 급증하고 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이들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 총합은 94조556억원으로 지난해 말 80조4532억원보다 16.9%(13조6024억원) 급증했다. 전달 대비로는 2.2%(2조201억원) 증가한 수치다.

전세 거래량은 감소했지만 전세가격이 급증한 점이 전세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부동산 규제, 임대차법 개정 등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거래 건수는 줄었지만 전셋값은 무서운 속도로 상승해 전세 대출잔액이 증가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규 수요자부터 급등한 전셋값을 체감하고 있다.


또한 정부 공급 확대에 따른 사전청약 수요가 대거 전세 수요자로 진입하면서 전셋값이 오를 요인밖에 없다"면서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는데 전셋값 상승 요인뿐이어서 임대차시장 불안정성이 극도로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선희 기자 / 정주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