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보이스
부동산

"서울 아파트 '전세 보릿고개' 앞으로 5년 더 간다"

김태준 기자
입력 2020.11.22 17:13   수정 2020.11.22 22:01
  • 공유
  • 글자크기
서울 공급난 재확인한 11·19대책

내년 서울 아파트 수요 5만채
입주예정 물량은 2만채도 안돼

3기신도시 입주예정된 5년후까지
서울 전세난 해소 힘들 전망
신도시 토지보상 차질도 복병



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감소하면서 2025년까지 전세 보릿고개 가 지속될 전망이다. 남 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매경 DB] 정부가 11·19 전세대책을 꺼냈지만 오히려 '서울 아파트 공급은 없다'는 신호만 한층 더 강화시켰다. 시장에서 아파트 전세가 모자란 마당에 빌라·다세대 위주 임대 계획만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서울엔 아파트 5만채 공급이 필요한데 실제 공급 가능한 물량은 2만채도 되지 않는다. 전세 '보릿고개'가 3기 신도시 입주 시기인 2025년까지 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마저도 토지보상 등 절차가 지연되면서 삐그덕거리고 있다.

22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8887가구로 올해 물량(3만7573가구)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감한다. 이어 2022년은 1만2893가구, 2023년은 5772가구로 입주물량이 지속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실이 인구 변화를 토대로 분석한 서울의 적정 입주물량은 연간 4만8445가구다.


갈수록 아파트 수요와 공급이 크게 벌어지는 것이다.

유거상 아실 대표는 "현재까지 분양한 아파트 물량을 고려하면 내년과 후년 입주물량은 사실상 거의 확정됐다"며 "2023년 입주량부터는 유동적이지만 현재 정비사업 진행을 볼 때 예측치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신축 공급은 인근 전셋값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2026년까지 2만가구 이상 공급이 예정된 과천은 지난주 전국 226개 시·군·구 중에서 유일하게 전셋값이 하락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과천의 전셋값 변동률은 -0.04%였다.

이미지 크게보기
그러나 내년 아파트 입주량이 반 토막 난다면 현 전세난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서울 아파트 공급 감소가 명약관화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빌라 임대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9일 "아파트를 공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11만가구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중에서 서울 아파트는 3500여 가구에 그친다.


대부분은 빌라 임대인데 현재 전세난의 핵심이라 할 아파트 전세 수요와는 다르다.

급기야 정부는 아파트 공급을 더 줄일 여지까지 내비쳤다. 국토부는 정비사업 이주 시기를 조정해 수요를 조절한다고 밝혔는데 사실상 시장 상황을 이유로 정부가 강제로 재건축을 늦출 빌미를 만든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비사업 이주 시기 조정은 과거 전세대책에서도 수요 조절 측면에서 특정 지역에 단기간 내 많은 주택이 멸실돼 국지적 전세난이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활용해 왔다"며 "서울시의 도시정비 조례에 한 개 동에서 여러 단지가 동시에 정비사업이 진행될 경우 수급 안정 차원에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안 그래도 부족한 공급을 한층 더 줄이는 셈으로 사실상 '서울에 아파트 공급은 없다'는 시그널과 마찬가지다.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다세대 공급을 통해 전세난을 완화시킨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2022년까지 아파트 못지않은 품질의 다세대·빌라 임대주택을 11만4000가구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2일 서울 은평구의 한 매입임대용 다세대주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이 아파트를 원하는 건 사실이지만 아파트를 단기에 공급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다세대 임대주택의) 크기·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아파트에 비해 부족한 편의시설도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적 공급 우려에 대한 정부 대답은 3기 신도시다. 그러나 내년 사전 청약을 시행하더라도 들어가서 살 집이 바로 생기는 건 아니어서 시장 안정엔 한계가 있다. 2012년 사전 청약을 받은 하남 감일지구(B1블록)는 7년이 지난 지난해에야 본청약이 진행됐다. 무엇보다 당초 목표로 했던 2025년 입주도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당장 토지보상 문제가 걸린다. 다음달 토지보상에 들어갈 하남 교산지구(631만4121㎡)는 지장물과 문화재라는 복병을 만났다. 토지보상금을 올려달라는 지역 주민 반발로 개발사업 과정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태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