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보이스
부동산

전세대책에도 여전히 오르는 서울 전셋값

김태준 기자
입력 2020.11.27 13:44   수정 2020.12.01 18:04
  • 공유
  • 글자크기
KB시세 지난주만 0.61% 상승

비현실적 대책이 전셋값 자극
광진·강남·송파 가파른 상승
임대차법 후유증 점점 커져

감정원 가격지표 신뢰성 논란
KB등 민간보다 낮게 산정
정부도 "감정원 통계 개선"


이미지 크게보기
# 지난주 정부가 내놓은 전세 대책을 본 박상래 씨(36·가명)는 허탈감에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했다. 현재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는 그는 얼마 전 집주인이 실거주를 통보해와 내년 상반기 집을 비워야 할 처지인데 전세난으로 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멀쩡히 돈 벌고 좀 더 좋은 아파트에 살고 싶다는데 갑자기 무슨 호텔방을 내주겠다는 거냐"며 "회사가 광화문에서 후년 판교로 이전하는데 그 근처는 전셋값이 더 비싸 막막하다"고 말했다.

27일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세가격은 0.61% 상승률을 보이며, 전주(0.53%)보다 상승률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대부분 지역이 상승했는데 광진구(0.99%) 강남구(0.90%) 송파구(0.88%) 구로구(0.86%) 양천구(0.84%)의 상승세가 가팔랐고, 하락 지역은 없었다.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도 김포와 파주 등의 상승으로 전주 대비 0.40%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임대차3법으로 기존 세입자들의 재계약이 늘고, 재건축·초고가 주택 거주 요건 강화로 집주인들의 자가 거주 수요가 늘어났다"며 "전세시장에 새로 공급되는 유통 물량이 줄다 보니 신규 진입자들에게 매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19일에 발표된 정부의 전세 대책은 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 통계와 전문가들 평가로 입증된다.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대책 대부분이 현실성이 낮아 시장 불안감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실수요자들 반응은 한층 더 거칠다. '집값 정상화 시민행동' 카페의 한 회원은 "임신한 상태에서도 투잡을 했고, 미용실도 몇 년에 한 번 갈 정도로 돈을 아꼈다"며 "그런데 왜 집 한 채 없는 신세에 앞으로도 평생 집을 살 수 없을 것만 같을까"라고 토로했다.


이어 "집을 사지 말자는 남편과 다퉈왔고 2년 전부터 집 문제로 불면증이 왔는데 최근에 치솟는 집값 때문에 더 심해져버렸다. 이렇게 평생 남의 집만 전전하는 건 아닐지 술로 매일 잠을 청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KB부동산이 내놓은 수치는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수치와 크게 차이가 나 정부 통계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넷째주(23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0.15% 올랐고, 수도권(0.26%→0.25%)은 오히려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소폭 낮아졌다. KB부동산과 감정원의 서울 전셋값 상승률 차이가 3배 이상 나는 것이다.

감정원과 KB의 전셋값 변동률 격차는 유독 최근에, 서울에서만 극심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13년 10월 첫째주 KB 서울 주간 변동률은 0.4%, 감정원 변동률은 0.37%로 비슷했다. 이를 두고 감정원이 전국 아파트의 극히 일부분인 9400가구만을 대상으로 통계를 작성해 전체 부동산 시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주간 아파트 가격이 10주 연속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신뢰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등에 관한 품질진단을 하는 통계청은 국가통계위원회 통계정책분과위원회를 열고 통계 개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태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