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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개발…750가구 일반분양

입력 2021/03/04 17:50
수정 2021/03/04 17:53
정비구역 12년 만에 사업인가

50년전 청계천 이주민 마을
5년후 아파트·저층 혼합단지
마을흔적 살려 주택 대량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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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지막 달동네 중계동 백사마을 내부 전경. [사진 제공 = 서울시]

4일 서울시와 노원구가 백사마을(노원구 중계동 104 일대·사진) 18만8900㎡(약 5만6600평)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고시하고 본격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09년 주택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2년 만이다. 주소지에서 유래한 백사마을은 1960년대 후반 청계천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이주민들이 거주한 정착지다.

시는 이곳에 최고 20층 아파트 34개동(1953가구)과 함께 지상 1~3층 규모 저층형 임대주택 136개동(484가구)을 지어 총 2437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저층 주택지는 백사마을 서편 4만832㎡에 조성되며 건축가 9명이 각기 다른 디자인을 도입하되 마을 원형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개발한다. 단지 간 분리를 방지하고 다양한 사회 계층이 섞이는 소셜믹스를 실현하기 위해 주민 공동 이용시설을 개방하고 단지 경계부 차단 시설물 설치를 금지했다. 아파트 단지에는 전용면적 190㎡ 규모 펜트하우스도 들어선다.

서울시는 분양주택 1953가구 중 조합원 분양분(1200여 가구)을 제외한 750여 가구를 일반분양으로 내놓을 전망이다. 재개발로 공급하는 임대 비율이 20%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것도 이례적인 사업지다.


'백사마을'은 1971년 지정된 개발제한구역이 2008년에 해제되면서 정비사업을 추진했지만 그동안 사업성과 주민 갈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2016년에는 당초 사업시행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을 포기하기도 했다. 2017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정상화됐지만 설계안 층수 등에서 주민 간 의견차로 답보 상태가 이어졌다.

시는 조례를 개정해 '주거지 보전사업'이라는 새로운 사업 유형을 도입할 정도로 백사마을 개발에 열의를 보였다. 이 사업은 재개발 구역에 기존 마을의 지형, 터, 생활상 등 해당 주거지 특성을 보전하고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임대주택을 짓는 것이다. 과거 마을 흔적을 보전하는 동시에 기존 주민 재정착, 대규모 주택 공급을 동시에 잡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구릉지 지형에 최고 20층 높이 아파트를 허용하면서 민간에 적용하던 층수 제한을 스스로 깼다는 비판을 받는다.

백사마을 재개발로 해발고도 70m 땅에 20층 건물이 지어지는데, 이는 지반 40m에 지은 인근 최고층 아파트보다 10층(약 30m)가량 더 높다. 서울시는 35m 지반 위에 세워지는 민간 건축계획안은 15층으로 규제하지만 정작 SH공사가 시행하는 백사마을에는 해발고도 90m 수준 땅에도 아파트가 들어선다.


이런 정비계획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중 일부가 사퇴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서울시는 국제지명공모까지 진행한 설계안을 지형에 맞게 심의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에 제기됐던 문제는 건축심의 과정에서 모두 해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백사마을에 적용했던 용적률 상향을 전제로 한 주거지 보전사업은 다른 곳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에 따르면 현재 백사마을은 전체 597가구 중 394가구(약 66%)가 이주를 완료했다. 시는 올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하고 내년 관리처분 계획인가 후 착공할 계획이다. 완공 목표일은 2025년 상반기다.

백사마을 재개발은 국토교통부가 2·4 부동산 대책에서 발표한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과는 무관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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