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종부세 폭탄에 아들·딸만 좋았네…올들어 2만3천채 증여

유준호 기자, 채종원 기자
입력 2021/04/20 17:50
수정 2021/04/22 07:55
1분기에만 아파트 1006건
전국적으로도 2만3천건 급증

정부 '다주택 매물' 나온다더니
증여만 늘어나고 매매는 위축
◆ 부동산 정책 변곡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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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강남구 아파트 증여가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10 대책 이후 관망세를 보이던 강남 지역 다주택자들이 오는 6월 재산세 기준일을 앞두고 막판 증여 행렬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밝힌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 안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인 9억원 초과 아파트는 전국 52만6000가구인데, 서울 강남구에만 9만2420가구(17.6%)가 몰려 있다. 정부가 공시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며 나타난 보유세 폭탄이 현실화하자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증여로 출구전략을 찾는 다주택자들의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강남구 아파트 증여 건수는 1006건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대치는 2018년 2분기 984건으로 서울 강남구 아파트 증여 건수가 분기에 1000건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남구는 올해 1분기 935건의 아파트 매매가 이뤄져 증여 건수가 매매 건수를 역전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도 2만2964건으로 역대 1분기를 기준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한 달간 이뤄진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만 1만281건에 달한다. 특히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곳에서 증여 건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아파트 공시가격이 평균 70.68% 오른 세종시는 1분기에만 251건 아파트가 증여됐다. 작년 1분기 106건의 2배 이상 늘었다. 공시가격이 평균 19.67% 오른 부산도 1분기 증여가 2080건으로 지난해 890건 대비 갑절 이상이다.

특히 정부가 3월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 안을 공개한 직후 주택 소유자들의 '패닉 기빙' 움직임이 더욱 빨라진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2019건, 104.6%), 경기(3647건, 167.2%), 인천(1244건, 174.6%), 대구(652건, 123.3%), 충남(448건, 173.2%), 제주(31건, 121.4%) 등 전국 각지에서 올해 3월 증여 건수가 작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이승철 유안타증권 수석부동산컨설턴트는 "정부의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 안이 나오면서 증여 상담을 요청하는 다주택자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 폭탄에 맞서 다주택자들이 증여로 우회 전략을 찾으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세율을 동시에 상향 조정하겠다고 예고하며 다주택자를 압박하고 있다.

[유준호 기자]

여당 종부세 개편론 확산…기준 '12억으로 완화'법안 첫 발의


대권주자부터 개별의원까지 정책전환 요구 터져나와

김병욱의원 대표발의 법안
종부세 적용대상 대폭 축소
집값 상위 2%내로 제한될듯
노인·장기보유 공제도 확대

당정 대출규제 완화 추진
실수요자 LTV 10%P 높이고
총부채상환비율 조정도 논의
이재명 "실거주 2주택도 보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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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 보유자의 세금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서울 잠실의 부동산 중개업소에 양도소득세 상담 문구가 붙어 있다. [이충우 기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부동산 민심 이반을 반영해 부동산 세금 및 정책을 수정하는 후속 작업에 착수했다.


유력 대권주자부터 개별 의원들까지 부동산 세제 개편 요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005년 도입된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개편하는 법안도 제출됐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주도하는 부동산 정책 수정이 얼마나 속도를 내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일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공제액 기준을 공시지가 합산 현행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해 세금 적용 대상을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또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적용 대상을 공시지가 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렸다. 이 경우 올해 종부세 고지 대상 주택은 전체 아파트의 3.7% 수준에서 2% 수준으로 '확' 줄어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12억원 이상 아파트는 올해 1월 1일 공시가격 기준으로 총 25만가구 규모이며, 이 법이 통과되면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공시가 9억~12억원 아파트는 26만가구다.

아울러 1가구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공제 상한을 현 80%에서 90%로 상향하고, 노인층 공제율과 장기보유 공제율을 늘리고 장기거주 공제도 신설한다. 김 의원은 개정안에 대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증가 부분을 정치권이 경감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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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재산세 감면 상한선을 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부터 재산세 납부가 시작되는 만큼 이르면 다음달 중순까지 재산세 부과 관련 방안을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은 지난해 말에도 상한선을 9억원으로 올리는 것을 제시했지만 청와대와 정부 반대로 실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과 공시지가 현실화 결과로 6억~9억원 수준의 주택이 서울에서만 30% 정도에 달해 재산세 부담이 커졌다는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다만 지방세인 재산세를 감면하면 지방자치단체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민주당과 정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포인트 예외 조건을 완화해 우대율 혜택을 받는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 의원은 이날 비공개 당정협의 후 취재진에 "실수요자나 일정 계층에 대해 (LTV) 10%포인트 예외를 인정해주는 것을 폭넓게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4월 말이나 5월 초 정도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무주택자는 집을 살 때 LTV 10%포인트 우대 혜택을 받는다. 서울 등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는 LTV를 40%가 아닌 10%포인트 가산해 50%로 적용하는 식이다.

당정은 이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도 논의했다. 현재 연 소득이 8000만원을 넘는 사람이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는 등의 경우 DSR 40%를 적용받는다. 김 의원은 "차주의 상환 능력을 감안한 DSR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국토부와 상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홍익표 정책위의장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부도 장기 무주택자, 청년 등 최초 구입자,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해서는 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다소 유연하게 해주자는 공감대가 있는데 다만 그 수준을 어디까지 할지는 금융당국 판단에 맡기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부채 상환 능력인 DSR를 평가해가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대선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날 부동산 실거주자 보호 중심의 정책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주택은 주거 수단으로 실거주용 1주택 또는 2주택에 대해선 생필품에 해당하기 때문에 생필품에 준하는 보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택 정책의 핵심은 실거주용·생필품이냐, 아니면 비주거용인데 돈을 벌기 위해 갖고 있는 투자·투기 수단인지다"라며 "1가구 1주택을 거주 여부를 반영하지 않고 보호하다 보니 지방 사람조차 전세를 끼고 강남에 갭투자를 하는데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특히 비주거용으로 오로지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취득세, 양도소득세, 보유세, 임대소득세 특혜를 주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부동산 투기, 부동산 불로소득은 한국의 미래를 망치는 망국적 병폐"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당 내 종부세 완화 주장과 관련해 "실거주용에 대해선 보호 장치를 확대하고 비주거용 투기에 대해선 부담을 늘리는 방식으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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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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