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을지면옥 포함 세운3재개발 차질없이 그대로 진행할 것"

김태준 기자, 이축복 기자
입력 2021/05/04 15:06
수정 2021/05/04 19:59
중구청, 감사 불복 행정소송

박원순시장 때 수년간 사업 지연
시·구청 물론 주민·사업자 혼선
431186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감사원이 세운상가 3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서울시 중구청 직원에게 내린 징계에 대해 중구청이 불복할 뜻을 밝혔다. 법리 적용에 무리수가 많고, 감사원 내 적극행정 면책위원회에서 면책 권고가 내려진 사항인데도 징계를 밀어 부쳤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직원 징계조치만 있고, 행정조치 요구사항은 없기 때문에 사업은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세운 3구역은 유명 평양냉면 맛집 '을지면옥'이 있는 곳이다. 앞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을지면옥 원형을 보존하겠다고 밝혔지만 을지면옥 측은 지난 1년간 협의 과정에서 '주변 상가는 재개발되고 우리만 혼자 그대로 남는 방안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번 감사원 감사도 전임 시장 시절 세운상가 재개발 계획을 여러차례 뒤짚다 발생한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중구청은 "감사원 '적극행정면책자문위원회'가 징계할 사안이 아니라고 의결했음에도 감사원이 이를 거부했다"며 "감사원 재심청구는 실익이 없어 법원에서 법리로 시비를 가리겠다"고 밝혔다. 감사원 감사를 받을 시 피감기관은 적극행정면책자문위원회에 면책을 신청할 수 있고, 위원회가 감사원에 면책을 건의할 수 있다.

세운상가 일대는 2006년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해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됐다. 2009년 재정비 촉진계획을 결정할 때 8개 대규모 사업구역으로 구분됐다가 2014년 박원순 전 시장에 의해 171개 구역으로 세분화됐다. 문제가 된 세운3구역도 이때 총 10개 구역으로 나눠졌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3구역 사업시행자(더센터시티)는 2017년 3-1, 3-2구역 등의 사업 내용 변경을 추진했다.


기존에 인가받은 계획상으론 3-1구역과 3-2구역에 주거시설을 골고루 나눠 지어야 했지만 3-1구역에는 주거복합시설을 짓고 3-2구역에는 업무시설을 몰아 짓기로 계획을 바꾼 것이다. 3-2구역 소유주입장에서 기존 계획으로는 주택 분양권을 받을 수 있지만, 업무시설이 100% 들어서면 현금 등으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의 동의를 구해야한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이는 서울시 세운재생자문단의 자문 내용이기도 하다.

이에대해 중구청은 세운재생자문단은 어디에도 근거를 두지 않은 비법적 기구이며, 이곳에서 제시한 주거총량(양도)에 따른 '동의서' 또한 구속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감사원은 2020년 7월 세운재생자문단에 대해 "서울시장은 법령 등에 근거가 없는 자문기구를 설치해 운영하지 말라"는 처분을 내린 바 있는데, 이들 의견을 징계 근거로 삼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란 것이다. 3-2구역 소유주들이 변경 동의를 할 때 이미 해당 지역의 주거비율이 0%임을 인지·동의하고 있었다는 점도 반발하는 이유다.


중구청 관계자는 "감사원은 사업시행인가 변경을 하면 새로운 인가처분인 셈이니 과거 분양 신청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 사람에게도 분양신청 기회를 주라고 한다"며 "통상적으로 재개발사업 땐 사업시행인가 변경을 열번 가량하는데 현금청산자가 된 사람에게 그때마다 새로 의사를 물으라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시행인가 이후 관리처분 전 민간인간 합의해 사고 판 걸 감사원은 현금청산이라고 봤다"며 "이걸 위법으로 보고, 감시하지 않은 걸로 징계를 내렸는데 이미 작년 3월 서울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서 3-2구역의 관리처분인가 전 수용개시 절차는 적법하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감사원 논리대로라면 관리처분 이전엔 토지보상법에 따른 협의·수용재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이를 준용할 경우 대다수 재개발 사업이 멈추게 된다.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변호사는 "중구청이 법을 어겼다고 보긴 어렵고 감사원이 무리한 결정을 내린 걸로 보인다"며 "사업계획은 형성의 자유가 있고 재량권 행사가 가능하다. 중구청이 소유주를 속였다고 보긴 어렵고, 수용을 미리했다고 해서 중대한 변경을 못한다는 건 법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 이축복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