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노후아파트의 귀환…서초 영등포 도봉까지 들썩

입력 2021/05/07 17:18
수정 2021/05/08 07:51
압구정·목동發 재건축 기대에
서초·영등포·도봉구까지 들썩
재건축 호재로 서울 압구정, 여의도, 목동에서 촉발된 구축 아파트값 상승이 서초구, 노원구, 도봉구, 영등포구 등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압구정, 여의도, 목동 구축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서울시가 이들 지역을 전격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하지만 몰려드는 수요는 인근 지역인 서초, 도봉, 영등포 등 구축 아파트값까지 들썩이게 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돼 거래가 쉬운 데다 재건축 규제 완화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풍선효과'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겠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전용면적 150㎡는 지난 4월 11일 39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고, 바로 옆 '신반포4차' 전용면적 96㎡도 3월 말 27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압구정이 재건축 기대감에 아파트값이 오르자 이를 따라 반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신반포2차와 신반포4차 등 조합이 설립됐거나 진척이 있는 단지 위주로 아파트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2 아크로리버파크'로 불리는 신반포2차는 작년 11월 17년 만에 조합 설립 절차를 마친 바 있다.

구축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내 20년 초과 아파트는 전주 대비 0.15% 올랐다. 2019년 12월 셋째주 0.25%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고폭으로 오른 것이다.

노원뛰자 창동 구축도 꿈틀…속속 신고가


서울 노후아파트의 귀환

창동주공 79㎡ 1년새 2억↑
재건축 호재 서울 전역 확산

토지거래허가 비적용 지역에
투자자 몰리는 '풍선효과'
"묻지마 추종매수 유의해야"

442699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작년 초까지만 해도 20평대가 7억원대 초반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호가가 8억원까지 올라갔어요. 항상 노원 아파트값이 오르고 나면 매수세가 창동으로 몰려오거든요."(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공인중개사)

노원구 구축 아파트값이 재건축을 호재로 급등하자 도봉구 창동 아파트값도 들썩거리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990년에 준공된 '창동주공3단지' 전용면적 79㎡는 지난 4월 8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억원 가까이 올랐다. 1988년 준공된 '창동주공19단지' 전용면적 68㎡도 지난달 10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2월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어섰는데 두 달 만에 1억원이 올랐다.

1989년 준공된 '창동주공17단지' 전용면적 36.16㎡도 지난달 4억8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중형 아파트뿐 아니라 소형 아파트도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창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노원구 구축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창동 노후 아파트값이 덩달아 오르고 있다"며 "매물이 많지 않은 데다 최근 투자수요가 유입돼 가격이 오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의도 구축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영등포구 문래동, 대림동 등 구축 아파트값도 덩달아 올랐다.


문래동 '현대2차' 전용면적 59㎡는 지난 3월 7억99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인근 '현대1차' 전용면적 64㎡도 지난 3월 8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작년만 하더라도 6억원대에 거래됐는데 1년 만에 2억원이 넘게 오른 것이다. 1985년에 준공된 대림동 '우성1차' 전용면적 62㎡는 지난 4월 7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구축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20년 초과 아파트는 전주 대비 0.15% 올랐다. 2019년 12월 셋째주 0.25%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고폭으로 오른 것이다. 반면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주 0.02%에 이어 이번주 0.08%를 기록했다. 20년 초과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과거 박원순 시장이 10년간 묶어놨던 재건축이 규제완화 기대감에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걸림돌이 있어 앞으로 지속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압구정, 목동, 여의도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매수세가 서초, 노원, 도봉, 영등포 등지로 옮겨간 '풍선효과' 현상"이라면서 "당분간은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아파트값이 오르겠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이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추세적으로 구축 아파트값이 계속 오를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조바심 내지 않는 게 좋다"며 "서울시 주택공급 물량과 신도시 물량이 동시에 나오는 3년 후에는 큰 하락 조정을 받을 수 있어 추종 매수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