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잠원 이촌 사당…이웃 단지 손잡고 통합리모델링 나선다

입력 2021/06/20 18:04
수정 2021/06/20 19:18
나홀로 아파트 합종연횡

잠원동 한신타워 등 이웃4단지
공동으로 리모델링 추진 나서
이촌코오롱은 강촌과 손잡고
사당우성2·3·극동·신동아 연합
대단지 선호에 힘합쳐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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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을 통해 56층으로 거듭난 래미안 첼리투스 인근 이촌 코오롱·강촌아파트가 통합 리모델링을 통해 2000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매경DB]

최근 리모델링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잠원동, 이촌동, 사당동 등 서울 각지에서 소규모 아파트들을 위주로 통합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커진 모습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리모델링 사업성이 높아지는 데다 대단지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하면 부동산 가치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 소규모 아파트들은 최근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반포한신타워(1996년·250가구), 블루힐하우스(1999년·125가구), 잠원중앙하이츠 B동(1998년·126가구), 킴스빌리지(1996년·160가구) 등 1~2개동으로 구성된 나 홀로 아파트들이 대상이다.


리모델링 건축 연한(15년)을 채운 데다 모두 지리적 위치가 가깝고 소규모 단지라서 개별 대신 통합 리모델링을 진행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주민은 "추진위원회 설립을 위해 리모델링 사업 의지가 있는 소유주들이 뜻을 모은 상태"라며 "통합 리모델링을 위한 단체 카카오톡방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서울에는 잠원동 외에도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꽤 많다. 용산구 이촌동 코오롱아파트와 강촌아파트는 통합 리모델링 협약을 체결하고 2000여 가구 규모 대단지 조성을 계획 중이다. 두 아파트 모두 주민에게 조합설립동의서를 받고 있다. 동작구 사당동에서는 우성 2·3차, 극동아파트, 신동아아파트 등 이른바 '우극신'이 통합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평·수직증축, 별동증축 등을 통해 기존 4369가구를 5050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밖에 구로구 신도림동에선 신도림 우성 1·2·5차가 통합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통합 리모델링 추진 사례가 늘어난 이유는 성공만 하면 '대단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만들면 피트니스센터, 도서관, 게스트하우스 등 각종 커뮤니티시설로 입주민 편의성을 높이고 랜드마크 아파트로도 탈바꿈할 수 있다.

또 거주하는 인원이 많을수록 입주자들이 분담·납부해야 하는 공용 관리비 절감도 가능해 대단지 선호도가 높다.

사당동 '우극신' 리모델링 추진위 관계자는 "최근 1군 건설사의 대단지 새 아파트 집값 상승 속도가 빠른데 소규모 아파트를 보유한 이들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통합 리모델링으로 그동안 저평가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 업체 역시 소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통합 리모델링 방식을 선택하는 것을 눈여겨보고 있다. 단독 리모델링을 수주할 때보다 일반분양 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늘려 수익성을 확보하고 브랜드 가치도 더 크게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사나 소유주 입장에서도 개별 단지보다 통합 리모델링 방식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물론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다. 단지별로 사정이 다른 만큼 주민 동의율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촌동에선 코오롱아파트와 강촌아파트 외에도 한가람아파트, 한강대우아파트, 우성아파트 등 5개 단지가 2018년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다가 단지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무산됐다. 이후 한가람아파트는 따로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도림 우성 3차도 1·2·5차와 함께 리모델링을 추진하려 했지만 주민 간 의견이 엇갈려 개별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개발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도 주민 사이 의견 대립 때문에 통합 재건축이 난도가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며 "리모델링도 비슷한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를 부수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골격을 살리되 면적을 넓히거나 층수를 올려 주택 수를 늘리는 정비사업이다.

재건축은 준공 이후 30년이 넘고 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허용)이나 E등급(불량)을 받아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반면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 이상이면 되고 B등급 이상이면 층수를 높이는 수직증축이, C등급 이상이면 수평증축이 가능해진다. 또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초과이익환수, 기부채납, 임대주택 등의 조건이 있는 재건축에 비해 규제도 덜하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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