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홍남기 "집값 급락" 경고한 날…세종 아파트 청약에 22만명 몰렸다, 200대 1

입력 2021/07/29 17:21
수정 2021/07/30 07:58
세종자이 더시티 200대1
"정부의 집값 고점론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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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집 사지 말라"고 국민을 압박하던 날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은 민간분양 아파트 청약에 몰려들었다. 집값 급등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려는 정부에 국민이 행동으로 반발한 셈이다.

29일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태영건설·한신공영)은 "전날 진행된 '세종자이 더 시티' 1순위 총 1106가구 모집에 22만842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199.7대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종자이 더 시티는 지난 27일 진행된 특별공급 접수에도 2만2759명이 몰리면서 평균 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자이 더 시티는 세종시의 이전기관 특별공급 폐지 이후 첫 분양 단지다. 그만큼 일반분양분이 많이 나왔다는 뜻이다.


총 1350가구 중 약 110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됐다. 이 중 생애최초, 신혼부부, 노부모 부양, 다자녀 가구 등 특별공급 물량을 제외한 약 500가구가 추첨제 물량으로 배정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세종시에서 오랜만에 추첨제 물량이 대량으로 나오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실수요자들인 만큼 단기적인 집값 등락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세종자이 더 시티의 청약이 흥행하고 있던 시간에 홍 부총리는 국토교통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경찰청장을 대동하고 부동산 관련 대국민 담화를 개최했다. 담화를 통해 홍 부총리는 "주택 수급 요인만이 현 시장 상황(집값 급등)을 가져온 주요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기대심리와 투기 수요, 불법 거래가 비중 있게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공급정책 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또다시 실체도 불분명한 투기세력을 집값 급등의 주범으로 꼽은 것이다.


이어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주택가격이 9~18% 하락하는 등 큰 폭의 가격조정을 받았는데 현재 주택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들이 최고 수준에 근접했거나 넘어섰다"며 집값 폭락을 예고했다.

홍 부총리의 담화는 시장의 반발만 불러일으켰다. 2017년부터 정부가 주장한 투기꾼의 실체가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부터 나왔다.

정부는 2020년 2월 21일~12월 31일 이뤄진 71만여 건의 아파트 거래 등기부 자료를 전수조사한 결과 "거래신고는 했지만 잔금지급일 이후 60일이 지나도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을 하지 않은 거래 2420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조사 대상의 0.34%에 불과하다.

경제부총리가 20년도 넘은 외환위기까지 들먹여가면서 국민을 겁주는 게 정상적인 행위냐는 비난도 나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이 더 오르면 1920년대 대공황 얘기까지 나올 판국"이라며 "식상한 집값 고점론을 들먹이기보다 세제를 정상화하고 임대차3법을 폐지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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