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3.3㎡당 4억원...없어서 못판다"…재건축 아파트 보다 몸값 비싸진 단지 내 상가

입력 2021/09/22 16:03
수정 2021/09/23 09:30
올림픽선수기자촌·상계주공…재건축 상가도 잇단 신고가

주택수 안잡히고 稅부담 확줄어
아파트 입주권 받는 사례 나오자
시세차익 노린 투자수요 몰려

대지지분·조합정관 확인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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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3㎡당 4억원 넘게 거래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단지 상가 전경. [매경DB]

"찾는 사람은 많은데 없어서 못 팔아요. 대기자만 수십 명 돼요."

최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 내 상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상가 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이 단지는 지난 3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후 현재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 관계자는 "예안진 통과 후 문의가 부쩍 늘었지만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22일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이곳 상가 지하 1층은 올해 들어서만 6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1건, 2019년 1건 정도로 거래가 드물던 곳이다. 전용면적 3.3㎡(1평)당 가격이 2년 전 1000만~2000만원이었지만 올 들어 4000만~5000만원으로 급등했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가는 거래가 자주 없어 가격을 정확히 비교하기 힘들지만, 찾는 사람은 많고 매물은 귀하니 가격이 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재건축 상가 몸값이 껑충 뛰고 있다. 취득세 중과·종합부동산세 부담에 주택 투자가 여의치 않자 재건축 상가로 돈이 몰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재건축 추진 단계에서 상가가 제척(배제)될 수 있고, 대지지분에 따라 추가 분담금이 더 들 수도 있어 투자 전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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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한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상가도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전용 3.3㎡당 4억~5억원에 거래될 정도다. 지난 7월 1층 전용 5.25㎡가 8억원에 손바뀜됐다. 4월엔 18.48㎡가 19억원에 팔렸다. 1층 상가 전용 18.56㎡(5평), 대지지분 27.96㎡(8.4평) 호가는 28억원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상가는 1평 기준 4억원대까지 뛰었다. 잠실주공 상가가 대지당 5억원, 압구정 현대가 5억5000만원, 둔촌주공이 관리처분 전 대지당 2억2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제 가격대로 간(상승)것"이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북 재건축에는 증여나 소액 투자 수요가 모여드는 분위기다. 강북권 성산시영, 월계시영, 상계주공 등 작은 평수 상가를 1억~2억원 투자해 자녀 증여용으로 10~20년 묻어둘 요량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

보통 상가는 월세(임대료) 등 수익률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재건축 상가는 노후화한 탓에 임대료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향후 재건축에 따른 시세차익 기대감으로 시세가 높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상가는 일반주거지가 아니라 상업지인 경우도 있다. 재건축 시 대지지분 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했다

요즘 들어 상가로 수요가 더욱 몰린 것은 종부세 등 주택 소유에 따른 징벌적 과세의 이유도 크다. 상가는 부속토지 공시지가가 80억원이 넘어야 종부세가 부과된다. 대부분의 소형 상가는 종부세에 해당되지 않는다.

최근 일부 조합이 재건축 상가 보유자에게 아파트 입주권을 주는 사례가 나타나 인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강남 재건축단지 신반포2차는 상가 조합원들이 주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조합 정관을 바꿨다. 재건축 상가를 보유했다고 무조건 아파트 입주권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상가 조합원이 아파트 입주권을 받는지는 '산정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분양주택의 최소 분양가에 '산정비율'을 곱한 값보다 상가 조합원의 권리차액이 커야 주택을 받을 수 있다. 산정비율이 낮아질수록 상가 조합원이 주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신반포2차도 조합이 상가 산정비율을 '1'에서 '0.1'로 대폭 낮춰 상가 소유자가 아파트를 받을 길이 열렸다. 가령 A단지 상가조합원의 권리차액이 4억원인데, 분양주택 최소 분양가가 10억원이고 정관상 정해진 비율이 1이면 가액은 10억원이니 상가조합원의 권리차액(4억원)이 이보다 작으면 주택을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조합이 정해진 비율을 0.1로 내리면 상가 조합원도 주택을 선택할 수 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투미의 김제경 소장은 "재건축 상가가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지는 조합 정관이 나오기 전에는 확신할 수 없어 로또만 바라고 무작정 투자했을 경우 크게 곤란해진다"고 말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서 상가 부분이 미흡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 현행 재초환법(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주택은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는 날을 기준으로 주택 가격을 산정하기 시작하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액을 계산하는데, 상가는 0원에서 시작하는 셈이라 상가 조합원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이 주택을 가진 조합원보다 커질 수 있다. 또 상가 지분이 작은 경우 추가 분담금이 많이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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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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