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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여름 입주인데…아파트 부술지 모른다구요?" 검단 주부 속 타들어간다

입력 2021/09/30 17:38
수정 2021/09/30 21:05
2개 단지 무기한 공사 중지
3400가구 입주계획 '흔들'
"살고 있는 집 계약을 입주 시기에 맞춰 종료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상태라면 오갈 데가 없다. 공사 중단 소식에 속만 태우고 있다."(인천 검단신도시 입주 예정자 A씨)

경기 김포 장릉의 경관을 가린다는 이유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 12개동이 공사 중단에 들어갔다. 법원이 건설사가 낸 공사 중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결과다. 지난 7월에 이어 또다시 무기한 공사가 중단되자 수분양자를 중심으로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 단지는 내년 6~9월 입주를 목표로 이미 골조 공사까지 마친 상태다.

30일 서울행정법원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 원당동에 들어서는 대광로제비앙과 예미지트리플에듀는 이날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9월 초 문화재청이 내린 공사 중단 명령에 건설사들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한 것이다. 공사 중단 대상이 된 건물은 김포 장릉에서 반경 500m 내 건축물로 대광로제비앙 9개동, 예미지트리플에듀 3개동이다.

문화재청은 대방건설의 '노블랜드에듀포레힐' 7개동에도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지만 이 단지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이 나왔다. 건설사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재판부(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와는 다른 재판부(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가 사건을 맡았다. 행정4부는 대방건설 아파트는 금성백조, 대광건영이 짓는 단지 뒤쪽에 위치해 일부 옥탑 부분만 보여 경관 침해 요인이 적다고 판단했다.

금성백조와 대광건영은 법원 결정에 즉시항고할 예정이다. 문화재청도 대방건설에 대한 법원 결정에 항고를 검토하고 있다.


또 문화재청은 건설사들에 10월 11일까지 '역사문화환경 개선 대책'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 대책은 추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건설 중인 아파트와 관련한 후속 조치 사항이 결정될 방침이다.

이날 공사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건설사에는 진행 상황을 묻는 수분양자 전화가 수백 통씩 쏟아졌다. 입주 시기에 맞춰 살던 집을 처분하거나 임대 계획을 끝낸 경우가 있어 수분양자들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왕릉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건물을 부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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