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증권·신탁·리츠 안 가리고…"판교빌딩 제발 저희한테 파세요"

입력 2021/11/29 17:52
수정 2021/11/30 11:02
매물 나오기 전 투자사들 구애

한토신, 다산타워 매입 추진
임대료 서울 도심보다 싸고
향후 고도제한 완화 가능성
"상승여력·미래가치 충분해"
◆ 전매제한 풀리는 판교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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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오피스빌딩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증권, 펀드, 리츠 등 자금력을 갖춘 투자사들이 전매제한 해제를 앞둔 기업을 찾아가 먼저 매도를 요청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 등 전통적인 오피스시장에 비해 저평가돼 있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데다, 공실률이 0%임에 따라 배당과 같은 월세 수익을 기대하면서 펀드 또는 투자조합을 구성하거나 리츠로 만들어 공모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투자법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판교테크노밸리 내 위치한 H스퀘어를 지난 7월 7000억원에 매입해 리츠로 설정한 데 이어 28일 10년 전매제한이 풀린 다산네트웍스의 다산타워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약 1500억원에 매입해 리츠로 설정할 전망이다. 기대수익률은 연간 8% 이상으로 투자 기간 리츠 배당 수익과 향후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도 추구한다. H스퀘어는 일명 '카카오빌딩'으로 불리며 카카오게임,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계열사가 면적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카카오의 임차 기간은 2026년까지로, 수익에 대한 위험이 적다.

판교 일대가 공실 0%임에 따라 투자업계에서는 전매제한 해제 일정에 맞춰 아직 매물로 나오지도 않은 빌딩 소유주를 찾아가 매입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카카오, 네이버, SK와 같은 대기업을 비롯해 게임사나 바이오사와 같은 알짜 기업들이 임차인으로 있어 매입자로서는 위험이 아주 적은 투자처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서울권 오피스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있지만 판교 일대는 아직 상승 여지가 있어 더 매력적"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이 일대는 임대료가 계속 오르고 있다. 공실률이 떨어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정체된 서울권역을 슬슬 따라잡고 있다. JLL코리아에 따르면 판교권역 실질임대료(임차료+관리비)는 2013년 평당 4만원 수준에서 올해 2분기 말 기준 7만3000원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 평균 임대료는 7만원에서 7만6600원으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일부 투자사는 전매제한과 용도제한이 풀리는 점에 이어 장기적으로 고도제한 해제라는 호재도 투자 포인트도 거론하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가 입주한 성남시 일대는 성남 서울공항 때문에 고도제한을 적용받아 왔다.

조중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판교 이노베이션 센터장)는 "판교 주요 기업들은 임직원이 증가함에 따라 판교와 인근 분당, 강남 등까지 추가로 부동산 매입을 자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기업과 투자업계 모두 부동산을 선점하려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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