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건축 어려워 리모델링 선택했는데"…'취득세 중과' 날벼락

입력 2021/12/05 13:35
수정 2021/12/06 15:23
'멸실 여부' 따라 세금 부과
재개발·재건축 포함안되고
리모델링사업 조합만 규제
지난해 7·10 부동산대책 당시 시행된 취득세 중과제도의 불똥이 엉뚱하게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으로 튀고 있다. 정부가 법인에 최대 12%에 달하는 취득세를 부과하는데, 리모델링 조합이 규제 대상에 포함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비용이 대폭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사정은 이렇다. 정부는 7·10 대책 발표 후 한 달이 지난 8월 12일 지방세법을 개정해 법인의 취득세 중과와 관련한 입법을 완료했다. 이 법에는 취득세 중과를 적용받지 않는 '예외 대상'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지방세법 제28조의 28호에 따르면 '멸실시킬 목적으로 취득하는 주택을 예외 대상으로 규정한다'며 '단, 정당한 사유 없이 주택 취득 후 3년이 경과할 때까지 해당 주택을 없애지 않은 경우는 제외한다'고 정의했다.


다시 말해 재건축·재개발 조합 등이 사업 진행을 위해 곧 없애는 주택을 산 경우엔 취득세를 중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문제는 중과 제외 조건으로 '멸실'을 요구한 부분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멸실이 되지 않는 주택 리모델링은 취득세 중과세 예외를 받을 수 없다. 골조를 남기고 사업을 진행하는 리모델링은 멸실이 불가능하다. 비슷한 사업인 재건축·재개발 등이 정부 규제를 빠져나간 상황에서 리모델링 조합만 애매하게 취득세 중과 철퇴를 맞게 된 셈이다.

리모델링 조합은 규제 때문에 관련 비용이 대폭 늘까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리모델링 조합은 주택단지 전체 소유자 중 75% 이상의 동의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때 동의하지 않은 사람의 주택은 대신 취득해 조합이 소유권을 받는다.


예를 들어 시세가 10억원인 1000가구 단지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데 250가구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예전엔 취득세율 3%를 적용받아 조합은 취득세로 75억원을 내면 됐다. 하지만 이제 4배가 늘어난 300억원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리모델링 조합원 750명은 1인당 3000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리모델링 업계에선 정부가 관련 규정을 빨리 고쳐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리모델링 조합의 주택 취득은 사업 진행 과정에서 꼭 필요한 절차이기 때문에 7·10 대책의 근본 취지인 '부동산 투기 방지'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문제점을 깨닫고 최근 법 개정 작업에 들어갔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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