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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면 어때, 6년 산다면야"…전세난에 공공임대 300대1

입력 2022/01/18 17:05
수정 2022/01/19 08:53
LH, 3차 공공전세 모집결과

264가구 모집에 9081명 신청
서초방배 8가구, 2400명 몰려

대출규제로 전세금 부담되자
공공전세 선호 실수요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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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공급되는 LH 공공전세주택. [사진 제공 = LH]

월세 없이 시중 전세금 시세의 80~90%를 납부하면 최대 6년간 임차할 수 있는 '공공전세주택'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공급되는 공공전세주택은 선호도가 떨어지는 빌라형 주택임에도 3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전셋값이 급등한데다 최근 월세 전환 기조가 강화된 상황에서 고액의 월세 납부가 부담스러운 수요자가 대거 몰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1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10~13일 공공전세주택(3차)에 대한 청약 접수를 한 결과, 264가구 모집에 총 9081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34.4대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1~3차 공공전세주택 청약 접수 중 최고 경쟁률이다.


지난해 9월 실시한 2차 공공전세주택(476가구) 평균 경쟁률이었던 16대1보다 2배 이상 높다. 지난해 4월 수도권(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에서만 117가구를 모집한 1차 청약 당시 경쟁률(26.8대1)보다도 높게 나왔다.

공공전세주택은 2020년 11월 정부가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 안정 지원 방안(11·19 전세대책)'에 따라 새로 공급되는 신축 주택이다. 다른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월세가 없고, 시중 전세가 80~90% 수준 임차보증금을 납부하면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특히 별도 소득·자산 기준이 없어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해 전세 실수요자가 대거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더욱 줄어들고,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시점이 도래하며 최악의 전세난이 예고되고 있는 서울은 이번 공공전세주택에 더욱 많은 무주택자가 몰렸다. 이번 3차 공공전세주택 모집에서 서울권 물량은 △서초구 방배동 소재 다세대주택 8가구(전용면적 59㎡) △노원구 상계동 소재 다세대주택·도시형 생활주택 25가구(전용 59~88㎡) △강동구 천호동 소재 도시형 생활주택 6가구(전용 70~80㎡) 등이었다. 총 39가구에 5109명이 몰려 경쟁률 131대1을 기록했다. 서초구는 8가구 모집에 2409명이 신청하며 301대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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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물량이 중소형 면적이고,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빌라형 주택임에도 공공전세주택에 수요자가 몰리는 것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가격은 급등하고 신규 물량 공급은 축소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자금 여력마저 떨어진 전세 실수요자들이 시세보다 10~20% 저렴한 공공전세주택에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하락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전셋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KB부동산 리브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세수급지수는 140.1에 달했다. 지난해 8월(180.1)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전세수급지수는 KB국민은행이 전세 수요와 공급 물량 비율을 공인중개사들에게 조사한 지표로, 기준치 100을 넘으면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같은 공공임대주택이라도 월세가 조금이라도 껴 있는 곳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지난 3~6일 청약을 받은 '전세형 매입임대주택' 경쟁률은 경기도 김포시 전용면적 47~84㎡(다세대·연립·오피스텔)가 16.2대1(13가구 모집에 210명 신청), 경기도 시흥시 소재 전용 44~68㎡(다세대주택)가 10.9대1(15가구 모집에 164명 신청)을 기록했다. 전세형 매입임대주택은 공공전세주택과 유사한 주택 유형과 면적, 임대 조건(시세 80%·소득 조건 없는 3순위 기준)으로 제공되지만, 임차보증금에 월 임차료도 납부해야 하는 것이 실수요자들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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