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뭉쳐야 빨리 짓는다"…1기신도시 너도나도 '통합재건축'

입력 2022/06/23 17:10
수정 2022/06/24 08:57
일산 문촌1·2, 후곡7·8
통합 재건축추진위 출범
분당·산본서도 연대 움직임

주택 공급 규모 키워서
재건축 사업 속도전 나서
551558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분당과 일산, 산본 등 1기 신도시에서 여러 단지가 연합해 재건축을 추진하는 통합재건축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고양시 일산서구 후곡마을 10단지. [매경DB]

윤석열정부의 1기 신도시 공약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가운데 분당과 일산, 산본 등 1기 신도시에서는 통합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여러 개 단지를 하나로 모아 재건축을 추진하면 대단지를 구성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많은 주택 공급 물량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대한 협상력을 키울 수 있다. 향후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제정돼 재건축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기 전 사업 추진에 우선권을 획득하고자 하는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일대 4개 단지는 통합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토지 등 소유자가 모여 정비사업 초기 단계 제반 업무를 준비하기 위한 조직이다. 이후 재건축 진행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승인을 받아 재건축조합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재건축조합 인가를 받는 순으로 진행된다.

551558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이번에 추진준비위원회가 설립된 4개 단지는 문촌1단지(892가구), 문촌2단지(348가구), 후곡7단지(802가구), 후곡8단지(434가구) 등 4개 단지 총 2476가구다.


이들 단지는 일산 내에서도 교육 수요가 큰 '오마학군'에 자리하고 있다. 오마초와 오마중, 후곡 학원가가 단지 인근에 있어 일산 지역 '맹모(孟母)'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지역이다. 경의선 일산역(1.5㎞)과 3호선 주엽역(1.2㎞), 대화역(1.3㎞)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거리의 단지들이다.

일산에서 통합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후곡3단지(530가구), 4단지(752가구), 10단지(516가구), 15단지(766가구) 등 4개 단지 총 2564가구가 통합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1·2단지와 백마마을1·2단지(총 2906가구), 백송마을6·7·8·9단지(총 2139가구) 등도 준비위 출범 시기를 재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산 지역에서는 단독으로 재건축을 준비하던 단지까지 통합 재건축 진영을 구축하려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 분당과 군포 산본 등 다른 1기 신도시에서도 통합 재건축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성남 분당구 서현동의 삼성한신·한양·우성·현대아파트(총 7769가구)와 수내동의 양지마을 6개 단지(총 4392가구)는 통합재건축추진위를 구성하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 삼익, 대림, 서안아파트로 구성된 분당 파크타운(총 3028가구)도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를 결성한 상태다. 경기 군포 산본동에서도 대림솔거7단지·롯데묘향·극동백두·한양백두·동성백두9단지(총 3804가구) 등이 통합재건축준비위 구성을 마친 상태다.

통합 재건축은 여러 개 단지가 하나로 연합해 재건축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각자 재건축을 추진할 때보다 사무실, 관련 인력 등에 대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데다 사업 완료 이후 대단지가 조성되면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 조성, 관리비 절감 등 생활 환경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특히 최근 들어 통합 재건축 바람이 이는 것은 새 정부 출범 이후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1기 신도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 제정 이후 사업 추진 본격화에 앞서 소위 '교통정리'를 먼저 끝내겠다는 시도가 이뤄지는 셈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1기 신도시는 비슷한 시기에 지어져 노후화 정도에 차이가 없고, 재건축을 해야 할 단지가 많기 때문에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순환 정비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통합 재건축 움직임은 몸집을 키워 다른 사업장보다 우선순위를 받으려는 전략적인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유준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