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8월 전세대란 가능성 낮다"…원희룡 진단, 이유 있었네

입력 2022/07/03 18:10
수정 2022/07/03 23:32
이번달 임대차2법 시행 2년
계약갱신권 첫 만기 도래

전세 매물 늘며 최근 가격 하락
'8월 전세대란' 가능성 낮아져
대출 금리인상 영향 미치고
시장에 전셋값 상승 선반영

월세 비중은 사상 최대로 늘며
임대차 시장 불안 불씨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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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임대차2법 시행 2년을 앞두고 전·월세시장 동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전경. [한주형 기자]

임대차법 시행 2년 차를 맞아 오는 8월 '전세대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시들해지고 있다. 줄어들 것이라던 전세 매물이 오히려 늘고 전세금 추이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편에선 전세에서 월세로의 쏠림현상이 급격히 가속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택임대차시장 불안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만8804건으로 1년 전(2만249건)에 비해 42.2%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애초 임대차법 시행 2년 차인 다음달을 기점으로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며 2년 동안 묶여 있던 전세금이 가파르게 치솟을 거란 예상이 주류를 이뤘지만 실제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6월 마지막 주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 역시 94.3으로 2주 연속 줄어들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기준점보다 낮을수록 공급이 넘친다는 뜻이고, 기준점보다 높을수록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KB부동산 월간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93.4를 기록해 전월(100.7)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지역 전세금이 오를지 내릴지 설문한 결과를 0~200 범위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100 이하라는 것은 전세금이 떨어질 것으로 본 업소가 오를 것으로 본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최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8월 폭발적인 전세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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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이미 많이 올라 시장에 선반영된 데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전세자금 대출 최고 금리는 연 5% 선을 돌파하며 세입자 부담을 높이고 있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은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금을 올려 받고 싶지만 세입자가 대출 부담에 목돈을 마련하지 못해 차라리 집을 빼 이사를 가겠다고 말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전세금 인상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며 시장에 연쇄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전세시장이 눌린 가운데 월세시장이 튀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서민 주거 불안은 여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전세시장이 잠잠한 것은 전세금을 올려줄 여력이 없는 세입자들이 월세와 반전세로 도망갔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라며 "집주인 역시 재산세 등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할 요량으로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고 있어 월세 계약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전·월세 거래(40만4036건) 중 월세가 59.5%(24만321건)를 차지해 정부가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월세가 전세 비중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비중은 한 달 만에 9.1%포인트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1∼5월 누적 거래 기준으로도 임대차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1.9%에 달해 절반이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41.9%) 대비 10%포인트나 치솟은 수치다. 눈에 보이는 전세대란은 없었지만 세입자에게 더 불리한 월세로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주거의 질은 악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이달 계약갱신청구권 만기가 도래하기에 앞서 이미 적잖은 임차인이 새로운 집을 구해놓았기 때문에 임대차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세자금 부담 급등을 우려한 임차인들이 계약갱신청구권 만기 2~3개월 전부터 선제적으로 움직인 결과, 현재는 오히려 소강 상태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하반기에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다 보니 일찌감치 서둘러 신규 계약을 마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오는 8월에 한꺼번에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가구마다 전·월세 재계약 시점이 다르다"며 "8월에 심각한 전세난이 없다고 해서 앞으로도 상황이 자동으로 안정될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린 상생 임대인을 대상으로 실거주 2년 요건 면제와 세제 혜택을 발표한 데 이어 필요한 경우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홍장원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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