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악소리 나는 월세…서울 '100만원 이상' 급증

입력 2022/08/10 17:19
수정 2022/08/11 08:42
상반기 거래 셋 중 한건
전년동기보다 48% 늘어

"치솟는 전세대출 금리에
수요 늘어 월세 더 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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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부담에 월세 거래가 늘면서 고액 월세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전용 105㎡가 보증금 1억원, 월세 350만원에 거래된 압구정 미성1차 전경. [매경 DB]

서울 강동구에서 30평형대 아파트에 월세로 사는 40대 초반 남성 이 모씨는 보증금 2억원에 매달 월세로 95만원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연말에 임차기간이 끝날 예정이라 최근 시세를 알아보니 보증금을 2억원가량 올려 주거나 월세를 50만원 정도 더 줘야 한다. 이씨는 같은 동네에서 면적을 좀 줄여 이사해볼 생각도 했지만 4인 가족이 20평형대 아파트에 사는 것은 힘들어 보여 그나마 교육 여건이 좋은 강북권 월세 아파트들을 알아볼 예정이다.

최근 금리 인상과 전세가격 상승으로 인해 월세 수요가 늘며 월세 또한 올라 임차인들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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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총 4만5085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월세가 100만원 이상(보증금 규모와는 무관)인 거래량은 총 1만5788건으로 전체 거래의 35%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만675건) 대비 47.9% 증가한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한국인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482만5037원이다. 월세 100만원을 낸다고 가정한다면 소득의 20.7% 정도를 월세로 내고 사는 가구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뜻이다.

특히 경제만랩이 분석한 자료는 보증금에 상관없이 월세만 100만원 이상인 거래를 조사한 것으로, 반전세 등 보증금 또한 최근 수년간 상승했고 금리가 인상된 부분까지 감안하면 세입자들의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도 상당히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만랩이 분석한 월세를 50만원 단위 구간별로 살펴보면 1만~49만원 거래량이 1만5323건으로 가장 큰 비중(34%)을 차지했다.


이어 50만~99만원 거래량은 1만3974건(31%), 100만~199만원 1만686건(23.7%), 200만~299만원 2935건(6.5%), 300만~399만원 1230건(2.7%), 400만~499만원 442건(1%), 500만~999만원 421건(0.9%), 1000만원 이상 74건(0.2%) 등으로 조사됐다.

월세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6월 25일 보증금 1억원, 월세 270만원(17층)에 신규 계약이 이뤄졌는데, 1년이 지난 올해 6월 30일에는 해당 아파트 동일 면적이 보증금 1억원, 월세 380만원(11층)으로 110만원이나 올랐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1차' 전용면적 105㎡도 지난해 6월 21일 보증금 1억원, 월세 260만원(9층)에 신규 계약됐지만, 올해 6월 18일에는 보증금 1억원, 월세 350만원(10층)으로 월세가 90만원 상승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자 세입자들이 전세자금 대출 이자보다 월세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서울 내 주택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월세 수요만 증가하면 당연히 월세 또한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보여 다시 수요가 전세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규욱 기자 /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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