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딪혔는데 에어백 안 터져…에어백 성능검사 기준 마련 시급

이유진 기자
입력 2013/03/07 14:29
한국소비자원 3년간 에어백 불만사례 668건 분석
충돌시 미작동 78%…폐차되는 큰 충돌에도 에어백 작동안해
소비자원 "제작사 에어백 성능 검증 필요"
사고시 운전자를 보호하는 에어백이 차량 필수 옵션으로 장착되고 있지만 에어백 성능 검증 기준이 없어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을 폐차할 정도의 큰 사고에도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전치 5주 이상의 상해를 입는 등 에어백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한국소비자원이 2010~2012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에어백 관련 불만사례 668건을 분석한 결과 차량 충돌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525건(78.6%)으로 가장 많았다. 충돌하지도 않았는데 에어백이 펴지거나(39건) 에어백 경고등이 켜지는 경우(39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접수된 에어백 관련 불만사례는 2010년 171건에서 2011년 276건으로 60%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221건이 접수됐다.

노후차량에서만 에어백이 작동 안 한 것도 아니다.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은 차량 중에서는 2010년식이 20.9%, 2011년 19.8%로 신차가 3분의 1이상을 차지했다. 사고차량 4대 중 1대는 주행누적거리가 2만km 미만에 불과한데도 에어백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았다.

문제는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운전자들이 심한 상해를 입는다는 것. 불만 사례 분석 결과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은 차량 사고 가운데 24건(26.4%)에서 전치 5주 이상 부상자가 나왔다. 에어백 미작동 사고 차량의 상당수는 폐차(38.5%)하거나 400만원 이상(35.2%)의 수리비를 지불할 정도로 심하게 파손됐다.

에어백은 차량에 부착된 센서가 제작사에서 정한 충격 기준보다 큰 충격을 감지하는 등 조건을 만족하면 작동한다.


하지만 국내에는 에어백이 성능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할 검사기준이 없다. 다만 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제작사가 자율적으로 에어백을 장착하고 있다고 소비자원 측은 설명했다.

기준이 없어 제작사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소비자 충돌사고시 에어백 미작동 차량 소비자 중 89명이 에어백 제작사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소송중인 5명을 제외한 84명의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충돌시험을 성인남자만 대상으로 진행해 여성운전자와 어린이에 대한 안전 검증 방법이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소비자원은 탑승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제작사에서 정한 에어백 성능 검증 제도 마련 ▲충돌시험 방법 다각화 ▲중고자동차 매매시 에어백 성능 점검 의무화를 국토해양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원 측은 "모든 충돌 상황에서 에어백이 작동된다고 과신하지 말고 차량 운행시에는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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