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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檢, 불기소 고심…과거엔 '심의위 판단' 모두 수용

김희래 기자
입력 2020.06.28 17:46   수정 2020.06.2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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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 무시땐 부담감 커져
법리검토기간 길어질듯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위원 10대3 표결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의결함에 따라 검찰 수사팀이 이번주부터 최종 처분을 위한 법리 검토에 착수한다. 전례에 따르면 위원회 의결 후 2주 안에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사건은 법리 검토가 더 길어질 수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만에 하나 수사팀이 위원회 의결을 무시한다면 윤석열 검찰총장(60·사법연수원 23기)이 쌓아온 '원칙주의자' 이미지에 타격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팀이 이번주부터 수사심의위 불기소 의결에 대해 법리 검토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최종 처분 시점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은 수사심의위와 검찰 입장이 일치했던 과거 사례와 달라 소요 기간을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직 판검사들은 수사심의위가 검찰이 '국민과 한 약속'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수사팀이 당연히 위원회 의결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는 "기소는 검사 재량이라지만 (수사심의위가)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이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심의위 제도는 2017년 말 문무일 전 검찰총장(59·18기) 시절 검찰이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한 자체 개혁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만에 하나 위원회 의결을 무시하고 기소를 강행한다면 윤 총장의 원칙주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지난해 말부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비리' 사건, '청와대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사건 등을 수사하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61·14기)과 여당의 압박을 견뎌내고 흔들림 없이 수사를 관철해 검찰 안팎에서 지지를 받았다.


특히 수사심의위의 압도적 불기소 의결이 주목받고 있다. 재경지검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표결 결과가 10대3으로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혹시라도 윤 총장이 이를 무시하면 국민에게는 수사팀이 무리한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국민도 설득하지 못한 채 (사건이) 법정으로 갈 경우 삼성 측이 국민참여 재판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고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수사심의위 심의기일에 참여한 위원들은 검찰보다 삼성 측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폭넓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한 핵심 증거는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 등의 혐의가 죄가 되는지에 대해서도 심의위원 다수를 납득시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중간 간부 출신 변호사는 "(수사심의위 의결을 따르지 않는다면) 수사심의위 제도를 누가 만들었는지와 별개로 '자기 얼굴에 침 뱉기'를 한 선례를 남기는 격인데, 이를 좋게 볼 검사들은 적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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