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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독] 檢, 삼성물산 공격했던 엘리엇 '무혐의'

진영태 기자
입력 2020.06.29 16:39   수정 2020.06.3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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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 통해 지분 '파킹'…공시위반 혐의
檢, 4년 수사하고도 증거 못 찾아 결국 불기소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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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연합뉴스]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하면서 지분 대량매입 과정에서 공시를 위반한 혐의를 받아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이 4년여의 수사 끝에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향후 엘리엇과 같은 해외 벌처펀드가 국내 대기업을 공격하는 데 지분파킹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엘리엇과 같이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총수입스왑거래(TRS)로 공시 없이 지분을 매집해 경영권에 위협을 가하는 방법에 제동을 걸 수 없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투자과정에서 피해를 받았다며 투자자국가소송(ISD)을 제기한 상태로 한국 정부에 악영향도 예상되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검찰,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지난 5월 25일 공시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엘리엇 측에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수사결과 혐의 사실을 인정할 만한 점을 발견하지 못해 불기소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엘리엇의 TRS 서비스 이용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2016년 2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공시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증선위와 금융감독원은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TRS서비스를 활용해 미리 지분을 매입해두고 공시하지 않은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엘리엇이 2015년 당시 6월 2일 삼성물산 지분 4.95%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뒤 이틀 만인 4일 7.1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증권사 TRS지분을 넘겨받아 계약상 이미 보유한 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법에는 특정 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했을 때는 반드시 5일 이내에 공시하도록 하는 '대량 보유 공시 의무'가 규정돼 있다.

당시 조사과정을 아는 금감원 관계자는 "엘리엇이 증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분을 확보해놓고 공시를 뒤늦게 하는 방식을 활용한 것이 금감원 조사와 증선위를 통해 수차례 확인됐는데 검찰에서 무혐의 결론이 난 것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2016년 수사에 착수한 뒤로 외국계펀드와 증권사가 연루돼 수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2018년에 와서야 엘리엇 관련자를 처음으로 소환하는 등 늑장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재계에서는 이번 무혐의 결정으로 가뜩이나 경영권 보호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외국계 펀드들의 공격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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