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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30세대 "아무리 뛰어도 우리앞엔 기울어진 운동장"

김유신 , 박윤균 , 김금이 기자
입력 2020.07.05 17:45   수정 2020.07.0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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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청년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나

조국 사태로 촉발된 청년 분노
인국공·집값문제 더해 대폭발

"文정부 공정·정의 기대했건만
우리 존재를 부정당한 느낌"

"청년들은 집 살 기회조차 없어
청주 집 판 靑참모 위선 느껴"
◆ 2030 청년 분노 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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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2030세대는 치열한 경쟁이 일상화된 세대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굵직한 경제위기를 모두 학창 시절에 겪으며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더욱 노력과 공정한 경쟁을 중시한다.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에 광화문광장에 가장 먼저 달려간 것도 정유라 씨가 "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발언한 영향이 컸다. 그런 청년층이 최근 '공정'과 '정의'를 표방하는 문재인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존재를 부정당했다" "청년은 안중에도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분통이 터져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일경제는 정치인부터 취업준비생까지 20·30대 청년 10여 명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시작은 조국 사태

시작은 조국 사태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수많은 논란 중 청년들을 가장 분노하게 한 것은 조 전 장관 딸의 입시 부정 논란이었다.

지난해 '조국 퇴진' 서울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김근태 씨(30·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 과정)는 "문재인정부는 앞으로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듣기 좋은 아름다운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가장 피부로 느꼈던 것이 조 전 장관 딸의 입시 비리 의혹"이라고 말했다.

전창렬 한국대학생포럼 회장(22·한양대 정치외교학과)은 "정부 요인들은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 비리를 자행해서라도 자신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자녀에게 물려주려고 하면서 일반 청년에게는 개천에서 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25)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어진 것에 동의한다"며 "청년 문제가 부각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직접적으로 희망을 줄 정책이 많지 않다. 청년들 목소리를 경청해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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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성 논란 인국공 사태

공정성과 관련한 청년층의 분노는 조국 사태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불타올랐다. 원인은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요원 1902명의 정규직 전환 결정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재직 중인 A씨(31)는 "4년제 대학을 나와 9급 공무원 시험을 치는 것이 지금의 2030세대다. 그런 세대에게 어떻게 지금 전환되는 보안검색직은 너희가 갈 일자리가 아니라 상관없다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청년들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볼 의향부터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효원 미래통합당 한국식 영유니온 준비위원회 위원(32)은 "가뜩이나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는데 이들의 어려움을 공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꾸짖으려 했다"며 "청년들은 정규직 전환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기회의 공정함'을 잃은 것에 분노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이준영 씨(24·고려대)는 "인국공 사태에서 정규직 전환 자체는 동의한다"면서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대졸자와 같은 절차를 거쳐 뽑았으면 불만이 없었을 것이다. 평등과 형평성을 이상한 부분에서 강조하고, 정작 중요한 부분에서는 실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실수요자 옥죄는 부동산 정책

청년층 분노의 결정타는 부동산 가격 폭등이다. 대책이 쏟아지지만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오히려 실수요자인 청년층의 부동산 매수를 어렵게 했다.

이준영 씨는 "서울도 아니고 신도시만 가도 집값 10억원은 우습다.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은 다 막아 놓고 정작 청와대 참모는 청주 집이나 팔고 있으니 위선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조국 퇴진 촛불집회 공동주최자였던 홍진우 씨(24·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사 과정)는 "정부는 청년전세임대주택 정책을 추진하지만 정작 경쟁률은 수백 대1이다. 당첨된 한 명을 제외하면 수백 명에게는 좌절감을 안겨준다"면서 "선심을 베푸는 단기성 정책에 그치지 않고 10년 후 청년들 미래에 도움을 주는 정책을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 박윤균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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