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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불야성 홍대클럽 "새벽 5시까지 예약 꽉 찼어요"

정슬기 , 김형주 기자
입력 2020.10.18 17:30   수정 2020.10.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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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완화 첫 주말

수십~수백만원 달하는
테이블 예약 없어서 못 잡아
일부 클럽 인원제한 안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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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3시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한 클럽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김형주 기자] "코로나요? 걸린다고 해도 감기 수준에 불과한데 왜 조심해야 하죠?"(직장인 A씨(31))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다닥다닥 붙어 앉아 음식도 먹는데, 여태 코로나 방역을 한 적이 있기는 한가요?"(대학생 B씨(23))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첫 주말. 불금을 맞이한 지난 16일 저녁 서울 홍대 앞 거리는 젊음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영업을 재개한 클럽과 감성주점 등은 외국인·내국인 할 것 없이 손님들로 빽빽했고, 헌팅포차와 맛집은 길게 늘어선 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음식을 먹어야 하는 업소 안에서 손님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하지 않았고 거리에서는 그나마 '턱스크'를 하거나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젊은이가 보였다. 방역 지침은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특히 두 달간 집합금지 조치를 당했다가 문을 연 클럽과 감성주점이 크게 붐볐다. 그간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지속돼 아예 손님을 받을 수 없었던 것과 달리 1단계로 완화되자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방역 수칙이 지켜지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수용 가능 인원을 한참 넘어 밖에서 줄을 서거나 다른 업소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발견됐다. 클럽 영업직원(MD)에게 문의하자 수십~수백만 원에 달하는 테이블도 "예약이 밀려 새벽 5시 이후인 '애프터'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2~2.5단계 동안 참았던 스트레스를 풀러 나온 모습이었다. 대학생 C씨(21)는 "그동안 못 놀다가 거리 두기가 1단계가 돼서 6시간째 놀고 있다"고 했고, 프랑스인 유학생 메리 씨(26)도 "클럽을 자주 다녔는데 지난주까지는 문을 닫아 갈 수 없었다"며 "마스크를 썼기 때문에 코로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아예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직장인 D씨(29)는 "클럽이 위험할 수 있지만 그렇게 치면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도 탈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정부의 방역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자체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학생 B씨는 "1단계 완화에 상관없이 놀러 나왔다"며 "일상에서 마스크를 철저히 쓰게 하면서 식당에서 식사는 같이해도 된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부 정책을 믿기 때문에 놀러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2월부터 한국을 여행 중인 핀란드인 수잔 씨(24)는 "한국 정부를 신뢰한다"며 "정부가 클럽 영업을 승인했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장면이 많이 보였다. 시끄러운 클럽 안에서 끌어안고 귓속말을 하거나 마스크를 벗은 채 춤을 추고 흡연과 음주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업소들이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는 모습도 발견됐다. 방역 수칙 안내판을 설치하고 1m 이상 간격을 띄워 줄을 세우는 등 지침을 준수하는 업소도 있었지만 일부 업장은 인원 제한조차 시행하지 않았다. 예약을 문의하는 질문에 클럽 MD들이 "우리는 인원 제한을 전혀 하지 않아 핼러윈급으로 사람이 많다" "일단 와보면 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 자료를 보면 홍대 유흥가가 위치한 마포구의 17일 오후 10시 교통은 시속 25.1㎞로 전주 같은 시간보다 0.9㎞ 줄었다.

[정슬기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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