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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북대 5년간 3천명 자퇴…지방大 '둑' 터졌다

김제림 기자
입력 2020.10.19 17:50   수정 2020.10.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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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가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
지방 거점국립대도 존립 위험

"지역 거점아닌 국가 거점으로
대학간 통합·학과폐지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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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위기가 국립대로까지 확대되면서 자퇴하는 지방 국립대 학생 수가 매년 늘고 있다. 19일 교육부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방 주요 9개 국립대 자퇴생은 2017년 3981명, 2018명 4438명, 2019년 4793명을 기록하면서 작년 전체 학생 가운데 2.4%가 자퇴를 선택한 것으로 나왔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북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북대 자퇴생은 2014년 387명에서 작년 796명으로 2배 늘었다. 2015~2019년 자퇴생은 2973명으로 올해 입학정원 4961명 대비 60%에 달한다. 경북대 측은 자퇴생 중 95%는 다른 학교 진학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주요 국립대에서도 수도권 대학으로 학생 유출이 심해지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과 함께 대학에 근본적 자구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 대학 평균 수시 경쟁률은 14.7대1이었던 데 비해 지방 대학 수시 경쟁률은 평균 5.6대1에 불과했다.


수도권 대학은 10.5대1로 집계됐다. 수시전형은 6곳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률 6대1 미만이면 사실상 지방대 경쟁률은 평균적으로 볼 때 미달인 셈이다.

지방 주요 국립대는 수도권 사립대에 비해 저렴한 등록금 등 여러 혜택이 있어 그동안 지역 우수 학생을 유치할 수 있었지만 대학 서열화와 수도권 쏠림 현상은 결국 입학 후 자퇴생 증가로 나타난 것이다. 김 의원은 "지방 국립대에서도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 재수나 반수를 택하고 있는 만큼 학교 차원에서 경쟁력 강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며 "국가에서도 지방 거점 국립대에 대한 재정적 지원 확대와 연구 환경 조성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는 인문·사회·자연계열 같은 기초학문 분야에 한정해서라도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무상 등록금 제도를 정부에 요구했다.


국가 지원만으로는 지방 국립대 경쟁력을 키울 수 없기 때문에 규제를 풀어 대학 간 통합·융합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방 국립대에 특화된 전문 분야가 있으면 여기에 물적·인적 자원을 집중 투자하는 방향으로, 지금처럼 여러 분야를 다 키우기보다는 자신 있는 분야를 도맡아 키우자는 것이다. 한 지역에서 거점인 대학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 대해 국가 전체에서 거점인 대학을 여럿 키우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대학 간 통합과 학과 폐지가 이뤄져야 한다. 지방 국립대 학생들이 자퇴하는 원인 중 하나가 취업이 보다 쉬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인 만큼 등록금 인하나 학사관리 개선보다는 학생들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민영 경북대 교수(교무부처장)는 "국립대 특성상 학과를 만들거나 폐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지금은 특정 분야를 잘할 수 있는 국립대에 자원을 몰아주고 나머지 국립대는 다른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현재는 교육 예산을 지역 국립대에 안분하는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 집중 투자와 국립대 간 학점 교류제를 통해 연구 중심 대학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처럼 기업들이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예전과 같은 교육만으로는 그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며 "연구 중심 대학으로 전문 인재를 키울 수 있어야 학생들 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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