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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제신문은 내친구] '배민-요기요' 합병에 제동…기업결합 심사하는 공정위

백상경 기자
입력 2021.01.11 17:05   수정 2021.01.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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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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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 매우 유용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있습니다. 터치 몇 번이면 따끈한 음식을 집 앞까지 가져다주는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입니다. 그런데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민을 사려면 6개월 이내에 요기요를 팔라고 DH에 명령했습니다.

―공정위는 왜 기업결합을 심사하나.

▷시장에선 사고 싶은 사람과 팔고 싶은 사람이 합의하면 거래가 이뤄집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과 기업이 결합하면 덩치가 커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생산량은 늘지만 생산비용은 줄어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업체를 하나둘 사들여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독과점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시장을 각각 40%와 30% 점유한 1·2위 기업 두 곳이 하나로 합쳐진다고 생각해보세요. 순식간에 점유율은 70%가 됩니다.


이러면 나머지 작은 업체들은 경쟁하기 매우 힘들어집니다. 이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망하면 더 이상 치열하게 경쟁할 필요가 없는 업계 1위 기업은 우리 소비자를 상대로 배짱을 부릴 수 있게 됩니다.

―공정위가 심사하는 기업결합은.

▷일정한 규모 이상의 회사끼리 기업결합을 할 때는 공정위에 신고한 후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결합하는 회사 어느 한쪽의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 다른 한쪽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이면 반드시 신고해야 합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이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지 살펴보고 승인, 조건부 승인, 기업결합 금지 등의 결론을 내립니다.

―공정위는 왜 요기요를 팔라고 했나.

▷공정위는 DH가 배민과 요기요를 모두 보유하면 국내 배달 앱 시장이 독점 상태에 빠져 공정한 경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DH에 배민과 요기요 둘 중 하나만 가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공정위는 심사 과정에서 '경쟁제한성'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9년도 거래금액 기준으로 배민 78.0%, 요기요 19.6% 그리고 DH가 보유한 또 다른 배달 앱 배달통과 푸드플라이가 각각 1.3%, 0.3%였습니다. 모두 합치면 99.2%로 사실상 혼자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공정거래법은 기업결합으로 △점유율 50% 이상이 되거나 △업계 1위가 되는 경우 △2위와의 점유율 격차가 25%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경우에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추정합니다.

―소비자 피해사례를 들면.

▷공정위는 경쟁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쿠폰이 줄어들 우려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공정위가 2019년 말 두 기업이 합병을 발표한 후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 이들의 할인금액을 확인해보니 그 이전 해보다 상당히 감소했다고 합니다.


음식점이 내는 수수료도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로 좋은 음식점을 유치하기 위해 이전까지는 수수료 할인 경쟁을 벌였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다른 배달 앱으로는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수수료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습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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