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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넘어뜨린 채 발로 밟아"…檢, 정인이 학대 양모 살인죄 적용

김형주 기자
입력 2021.01.13 17:50   수정 2021.01.1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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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소장 변경 첫 재판

檢 "사망 가능성 인지했다면
살인죄로 처벌할 수 있어"

양모측 "체벌 고의성 없어"
살인·학대치사 혐의 부인
양부는 "양모 학대 몰랐다"

살인죄 적용땐 징역1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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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의 첫 공판이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렸다. 시민들이 양모를 태운 호송버스가 법원에 도착하자 눈덩이를 던지고, 차량을 손으로 치며 분노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 양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 장 모씨에게 검찰이 살인죄를 적용했다. 13일 검찰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으로 재판에 넘겨진 장씨에 대한 첫 공판에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치사로 기소한 이후 보강 수사를 진행했다"며 "법의학자 등에게 수령한 의견 등을 바탕으로 살인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지속해서 학대를 당하던 피해자의 복부에 강한 둔력을 행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알고 발로 피해자의 복부를 강하게 밟는 둔력을 가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아동학대치사 기본 양형기준은 징역 4~7년, 살인죄는 징역 10~16년이다.

지난달 검찰은 정인 양의 사인인 복부 손상이 어떤 방식의 충격에 의한 것인지 밝혀지지 않아 장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프로파일링 기법 등을 동원해 수사했으나 남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결과를 수령하지 못해 마지막 날 아동학대치사로 기소했다"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부 검토를 거쳐 11일 공소장 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부 안 모씨는 장씨의 학대 사실과 정인 양의 건강 상태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아동유기 및 방임)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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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양부 안 모씨가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한주형 기자] 지난해 1월 장씨 부부의 집에 온 정인 양은 입양 271일 만인 10월 13일 서울 양천구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양부모와 생활한 9개월 동안 소아과 의사와 보육교사 등이 학대 정황을 발견하고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를 했지만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 측은 살인과 아동학대치사 모두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장씨의 변호인은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학대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좌측 쇄골 골절, 우측 9번째 늑골과 좌측 8번째 골절 등 상해를 가한 것은 일부 인정했지만 "뒷머리를 가격해 후두부를 골절시키거나 우측 발 부위를 가격해 우측 좌골을 골절시킨 사실은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정인 양의 직접적 사인이 된 복부 출혈에 대해서는 "배와 등 부위를 손으로 밀듯이 때린 사실이 있고 날로 쇠약해진 아이에 대한 감정이 복받쳐 양팔을 잡아 흔들다가 가슴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통증으로 떨어뜨린 사실이 있지만 췌장이 끊어질 정도로 강한 충격을 준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의 사인 검증 요청에 부검의들은 "양모가 사망 가능성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소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도 최근 "췌장 절단 등의 소견은 '살인의 고의에 의한 죄' 내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적용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견을 검찰에 회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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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측은 남편 안씨의 혐의에 대해서도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해자의 몸이 쇠약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적절한 방법으로 영양분을 공급하거나 피해자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일부 인정했지만, 장씨의 학대를 제지하거나 피해자와 분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장씨가 자신의 방식대로 양육할 거라 믿었고 일부러 방치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인 양의 양팔을 잡고 강하게 손뼉을 치게 해 고통을 준 혐의에 대해서는 "원래 박수를 치면 (정인 양이) 좋아하고 웃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활용하려 했다"고 말했다. 정인 양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병원에 가도 회복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집에서 잘 먹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일부러 방치하려 계획한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검 정문 앞에는 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 등 시민 수십 명이 모여 피고의 엄벌을 촉구했다. 영하의 기온과 빙판길을 무릅쓰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장○○은 살인자" "안○○ 구속"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가해 양부모를 규탄했다. 자영업자 최 모씨(43)는 "두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너무 화가 나서 나왔다"며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재판 내내 자리를 지키며 시위를 계속했다. 한 방청객은 공판이 끝나자 "장○○, 이 악마 같은 ×아, 율하(정인 양의 개명된 이름)를 살려내"라고 외쳤고, 법정 밖 복도에서 대기하던 일부 시민은 재판이 종료된 뒤 나온 안씨에게 욕설과 함께 물건을 던졌다. 불구속 상태로 오전에도 법원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던 안씨는 재판이 끝나고 경찰들이 올라올 때까지 30여 분간 법정 안에서 대기했다. 시민들은 "얼굴 좀 보자" "정인이를 지켰어야지, 왜 살인자를 지키느냐"며 법원 경위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장씨를 태우고 법원을 빠져나가는 호송차량에도 눈을 던지며 규탄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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