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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학 "돈없다" vs 학생 "치킨값 주나"…등록금 반환 갈등

김금이 , 김재현 기자
입력 2021.02.23 17:11   수정 2021.02.2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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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내주 개강 앞두고 등록금 갈등 재연 조짐

대학, 반환용자금 '특별장학금'
재정난에 축소·폐지 움직임
중대 작년 38.3억→올해 7.8억
서울대·이대는 아직 결정못해

"반환금 쥐꼬리…치킨값 주냐"
학생들 벌써부터 불만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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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가 또다시 등록금 반환을 둘러싼 갈등에 휩싸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재정난을 이유로 장학금 규모를 축소하려는 학교 측과 교육권 침해를 보상하라는 학생사회 목소리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중앙대는 올해 등록금 반환을 위한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지난해보다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난 2일 열린 중앙대 총학생회와 행정부처의 간담회에서 학교 측은 특별장학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7억80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학생장학예산 6억원과 직원노조 학생장학금 기부금 1억8000만원을 합친 금액으로, 지난해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한 38억3000만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규모다.


총학생회는 SNS를 통해 "등록금 실납입액 대비 1~1.5%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추가적인 가용 예산 확보와 등록금 환불에 대한 학교의 적극적인 재정 마련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학교 본부는 등록금 환불 금액을 가계 지원 명목으로 선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며 "코로나19로 모든 학생이 교육권을 침해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등록금 환불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줄어든 장학금 재원을 두고 중앙대 커뮤니티에선 "치킨 한 마리 값 주고 생색내는 건가" "은행 이자보다 못하다"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과학대·인문대 학생회는 지난 15일 '2학기 등록금 환불 논의 과정에서 학생들이 목소리를 수용하지 않는 학교 본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본부는 학생들이 교육권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는 비대면 학사 상황에 대한 이해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앙대 측은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크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 간담회 속기록에 따르면 중앙대 관계자는 "학교 재정 상황이 거의 최악의 상태에 와 있어서 여력이 안 된다"며 "그럼에도 총장이 큰 결단을 해서 등록금을 동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 대학에서 작년과 같이 비대면 수업 진행이 결정되면서 등록금 반환을 둘러싼 학생과 학교 간 갈등이 재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주축이 된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지난해 7월 "비대면 수업으로 학습권이 침해 당했다"며 전국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재정난에 빠진 대학을 돕기 위해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을 시행해 등록금을 일부 환불한 대학 237곳에 1000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지급했다. 이를 합해 작년 하반기에 주요 대학들은 수십억 원의 재원을 마련해 등록금의 1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전체 재학생에게 돌려주는 형태로 특별장학금을 지원했다.

올해 서울권 대학 중에선 숭실대가 처음으로 1학기 등록 학생에게 10억원 규모 코로나19 극복 지원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전체 재학생에게 균등 지급하면 7만7000원꼴이지만, 구체적인 지급 방식과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김채수 숭실대 총학생회장은 "정확한 책정 등록금을 기준으로 해서 4월 초나 중순께 지급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작년 2학기부터 지급한 선별적인 코로나19 장학금을 이번 학기에도 지급하기로 했다. 작년 1학기 등록자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던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은 현재까지 장학금 지급과 관련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올해 예산을 확정하는 단계라 장학금 관련 논의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동결했다. 대학 정보 홈페이지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전문대학, 사이버대학 등 135개 대학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131개 대학이 1학기 학부 등록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다.

[김금이 기자 /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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