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송전선로 건설 백지화" 홍천·횡성 반발 '격화'

입력 2021/03/28 11:14
수정 2021/03/28 16:50
[방방콕콕] 동해안~신가평 송전사업 난항
강원 홍천·횡성지역이 '송전선로' 건설 문제로 시끄럽다. 한국전력과 두 지자체·주민 간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한전 측은 경과대역 조정 여지를 내비쳤지만 지역에선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홍천·횡성군에 따르면 최근 한전은 '500㎸ HVDC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 서부 구간 입지선정위원회를 열어 최적 경과대역이 결정했다. 이 사업은 경북 울진에서 경기 가평까지 220㎞에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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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구간 경과대역. [사진 제공 = 횡성군]

이번에 경과대역이 결정된 서부 구간은 강원 횡성·홍천~경기 가평 90㎞다. 앞서 동부 구간은 지난 2019년 4월 경북 울진~강원 평창 140㎞의 경과대역이 확정됐다. 계획대로라면 전 구간 송전철탑 440기가 설치된다.


동부 구간은 280기, 서부 구간은 160기가 계획돼 있다.

동부 구간은 송전선로가 지나는 45개 마을 가운데 22개 마을과 합의해 특별지원사업(마을자체사업·생활안정자금 등)이 진행 중이며 아직까지 큰 이견은 없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서부 구간인 강원권에서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홍천군과 횡성군은 "한전 측이 군민 참여 없이 일방적으로 경과대역을 확정했다"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횡성군은 송전선로 건설 자체를 반대해왔다. 횡성군 관계자는 "이미 20여년 전 765㎸ 송전선로가 설치됐고 아직 주민 보상 문제가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신규 건설은 차후에 논의될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홍천군은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아 왔다. 홍천군 관계자는 "규정상 경과대역 2~3개 안을 제시하게 돼 있지만 단일안으로 논의됐다"면서 "사전 주민설명회 역시 지역 4개 읍면 가운데 1곳만 진행되고 나머지 3곳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천군은 송전선로 경과대역이 홍천에 과도하게 쏠려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송전선로가 지나는 강원 6개 시·군의 피해예상 가구는 58개리 6631가구다. 이 중 홍천은 25개리 3724가구로 전체 56%를 차지한다.

결국 장신상 횡성군수와 허필홍 홍천군수, 횡성군송전탑반대책위원회, 홍천군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최근 공동 성명을 통해 "홍천·횡성 12만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유린한 한전의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전면 투쟁을 선언했다. 이들은 "홍천·횡성이 참여하지 않은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경과대역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군민과 함께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송전탑 설치를 결사 저지하고 한전의 마을 파괴 행위를 절대 방관하지 않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반발이 거세지자 한전 측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과지 선정에 인접지역 면별 1인 이상 주민대표가 포함된 입지선정위원회를 재구성하고 주민피해 최소화를 위해 홍천지역 경과대역에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홍천과 횡성지역 송전선로 인근지역 지원 방안은 지역협의체 구성을 통해 협의하고 집단 거주지역과 근접되는 경과지 송전선로 건설 시에는 지역 특성에 맞는 지지물 도입 등 친환경 공법으로 피해가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백지화를 주장하며 투쟁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홍천비대위측은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구시대적인 방식은 용납될 수 없다"며 "다른 지자체·단체 등과 연대해 건설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한전과 비대위는 30일 만남을 갖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반발이 워낙 심해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전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쪽으로 협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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