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치 무관심 세대?"…겉핥기 청년 정책에 갈 곳 잃은 20대 표심 [스물스물]

박홍주 기자
입력 2021/04/06 09:54
수정 2021/04/06 10:07
"채용기금이라도 만들어 공채 늘려달라"
근로소득으론 안정된 노후 불가능하다는 불안감
정치권 "당·정 쇄신해야…청년정책 충실히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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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각각 관악구 신림역 사거리와 강서구 등촌역 인근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버스 환승제와 국가장학금 이후로 청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뭐가 나왔냐."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4년제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답답함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그 전날에는 "취업문이 너무 좁다"며 "대기업은 수시채용으로 바뀌는데 채용기금이라도 만들어서 공기업 채용이라도 늘려줬으면 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댓글에는 "체험형 인턴이나 지역인재 전형 빼면 공채로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까지 여야는 20대 표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선거철마다 정치권의 형식적인 '청년 구애'만 반복될 뿐 청년 정책은 여전히 겉핥기에 머무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 모씨(27)는 "올해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청년 대상 전세자금대출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논의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며 "꼭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얘기를 잘 안하니 정치에 실망이 늘어난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성 정치세력에 실망한 결과는 20대 청년층의 부동층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28~29일 MBN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 결과 4·7 보궐선거 투표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만18세 이상 20대에서 25.0%에 달했다. 전체 평균(11.8%)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대학생 정 모씨(25)는 "지난해까지 정의당 당원이었지만 정의당조차도 미래를 위한 비전이 보이지 않아 탈당했다"며 "기성 정당 모두 부동산 같은 문제에서 미봉책만 내놓으며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0대 청년은 진보'라는 수식이 깨지고 상당수가 부동층으로 남게 된 것 역시 기성 정치권이 청년 문제에 정치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한 대기업에 입사한 강 모씨(28)는 "주식이나 비트코인이라도 안 하면 나중에 내 집도 없고 초라하게 나이들 것 같다"며 "회사에서 일해 버는 돈만으로도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요 대학들에서 학내 정치 활동이 부진한 것도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이 투영된 결과라는 비판도 있다.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된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이 모씨(25)는 "총학생회도 항상 '일하겠다, 소통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지만 기성 정치와 다를 바 없다"며 "교비 유용, 정당 연계 활동, 등록금 반환 문제 등에서 실망이 많다"고 말했다. 20대 청년층이 정치에 거는 기대와 관심에 비해 효능감이 낮아 거부감이 유발됐다는 것이다.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26)은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청년층과 관련해서 일자리·주거·복지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신경쓰고 있다"며 "청년 정책이 여야를 막론하고 주요 이슈로 다뤄지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문제를 최우선순위에 놓고 다룰 수 있도록 당·정의 시스템을 마련하고 쇄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병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40)은 "청년 문제를 비롯한 정책 의제는 토론회를 비롯해 선거 기간 동안 검증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방으로 그러지 못해 유감스럽다"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부동산과 주거 정책에 집중하고 있고, 청년들을 위해서 그 중에서도 1인가구 정책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제시한 여론조사에 대한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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