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캠만 고급정보" "지방캠은 타대학"…두 명문대의 '캠퍼스 갈등' [스물스물]

이윤식 기자, 김형주 기자
입력 2021/04/16 15:09
수정 2021/04/16 16:41
연세대, 원주학생들에 '커리어연세' 접근권 차단…"연동범위 축소일 뿐"
고려대 "세종캠은 타대학, 왜 총학 임원 맡나" 반발 빗발…비대위 "재심의"
"취업·스펙쌓기 시달린 20대 현실이 서열 갈등으로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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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최근 서울의 두 사립 명문대에서 서울·지방캠퍼스 간 차별 논란과 학생들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치열해지는 경쟁의식이 캠퍼스 간 서열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연세대 관계자에 따르면 연세대는 서울 신촌캠퍼스 학생들에게 취업, 인턴 정보를 제공하는 학생경력개발 시스템 '커리어연세'에서 미래캠퍼스(강원도 원주) 학생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기존에 미래캠퍼스 학생들은 신촌캠퍼스 전용 '커리어연세'와 미래캠퍼스용 '경력개발포털시스템' 모두 로그인이 가능했다.

신촌캠퍼스의 '커리어연세'와 미래캠퍼스의 '경력개발포털시스템'은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취업설명회, 채용공고 정보가 서로 다르다.


가령 15일 현재 '커리어연세'에는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재직동문간담회 및 자료집 배포' 글이 게재돼 있지만 '경력개발포털시스템'에는 올라와있지 않다.

이 같은 조치가 미래캠퍼스 학생에 대한 차별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영로 연세대 교수는 "대학본부가 '커리어연세' 사이트에서 미래캠퍼스 학생들을 차단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연세대 측은 "미래캠퍼스 학생을 차단한 게 아니고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커리어연세'를 개편하며 학사정보 연동범위를 축소한 것"이라며 "신촌캠 학생들도 미래캠퍼스용 '경력개발포털시스템'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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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고려대에서는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임원을 세종캠퍼스 소속 학생이 맡으면서 "세종캠퍼스는 타대학"이라는 취지의 반발이 줄을 이었다. 고려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중앙집행위원을 인준하며 세종캠퍼스 소속 학생을 임원으로 임명했다가 논란이 일자 해당 임원 인준을 무효화했다.

앞서 세종캠퍼스 출신 임원 인준 소식이 전해진 후 고려대 서울캠퍼스를 중심으로 반발 의견이 빗발쳤다. 고려대 커뮤니티 사이트 '고파스'에는 "세종·서울캠퍼스는 다른 학교다.


이럴거면 연세대 학생을 앉혀라" "논지는 학벌 엘리트주의가 아니라 요직에 타교 학생이 앉아 있다는 것" "대한민국 정부 장관에 북한 사람이 자리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등의 의견이 개진됐다.

세종캠퍼스에 대한 평소 가졌던 반감도 나타났다. "세종캠퍼스에 입학하는 것만으로 서울캠퍼스의 위상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되는 그 연결 고리 자체를 끊어내야 한다" "동아리 회장이 세종캠퍼스 출신이라 그 동아리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취지의 글도 올라왔다. 그러나 고려대 학교규칙은 '본교는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로 구성한다'고 규정한다.

논란이 일자 학생회 측은 세종캠퍼스 출신 임원의 인준을 무효화했다. 김규진 고려대 총학 비대위원장은 통화에서 "해당 직책 지원자도 없어서 인준했지만 이의제기가 들어와 지난 15일 재심의하고 해당 임원에 대한 인준을 무효처리 했다"며 "앞서 '교류회원이 준회원과 비슷한 자격을 갖는다'고 학생회칙을 해석했는데, 재심의 결과 이 해석에 오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는 "취업과 스펙쌓기에 시달리는 20대 청년들의 팍팍한 현실이 캠퍼스 간 서열 갈등으로 표출되는 것"이라며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대학 사회가 관용, 포용보다는 극단적인 생존주의적 경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물스물은 '20년대를 살아가는 20대'라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사회 진출을 준비하거나 첫 발을 내딛고 스멀스멀 꿈을 펼치는 청년들을 뜻하기도 합니다. 매일경제 사회부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20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참신한 소식에서부터 굵직한 이슈, 정보까지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윤식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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