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에 무너진 캠퍼스상점 "계약기간 남아도 폐업" [스물스물]

박홍주 기자
입력 2021/04/18 06:09
수정 2021/04/20 11:16
상인들 "매출 90% 떨어져"…캠퍼스 내 점포 휴·폐업 줄이어
편의시설 이용 못하는 학생들 "식사 때마다 외부식당 찾아 헤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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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캡퍼스에 있는 한 식당이 비대면 수업 장기화로 임시휴업을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사진=박홍주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보편화로 대학 캠퍼스 내 상점들의 휴·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대학 차원에서 임대료를 감면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상인들은 급감한 매출액에 비해 임대료 감면 폭이 낮다고 울상이다. 학교를 찾은 학생들도 캠퍼스 내 상점이 줄면서 불편을 호소한다.

매일경제가 최근 서울 시내 대학 캠퍼스를 점검한 결과, 평균적으로 3~4곳의 상점들이 문을 열지 않았다.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오정효(가명)씨는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엉망진창"이라고 말했다. 2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 소재의 한 대학교에서 카페를 창업한 박은서(가명)씨는 "같은 건물 지하에 있던 카페도 문을 닫았다"며 "대학 상권은 안정적이라고 믿고 창업했는데 두 학기밖에 운영을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원래 아르바이트생이 12명이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서서히 줄여 지금은 혼자 일하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 이전 대학 상권은 가격 인상이 자유롭지는 않지만, 학사일정에 맞춰 정기적인 매상을 올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었다.

주요 대학들은 캠퍼스 내 매장들의 임대료를 깎아주고 있지만 상인들이 버티기에는 부족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성용(가명)씨는 "학교에서 임대료를 30% 감면해주고 있지만 원체 비싸서 그래도 힘들다"고 전했다. 박씨는 "부부가 공동 대표로 같이 일하고 있어서 그나마 아르바이트생을 한 명 줄이고 버티는 중"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인건비조차 못 가져가는 적자상태"라고 말했다. 임대료 인하 지속 여부 역시 두 달에 한 번씩 학교가 결정한다고 한다. "당장 다음달에라도 도로 인상하라고 하면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캠퍼스 내 상권 붕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 서울캠퍼스에 재학 중인 신민수(21·보건정책관리학 20학번)씨는 "식당이 있는 건물 운영 시간도 축소돼서 아침도 거를 때가 많다"며 "주말에는 편의점도 문을 닫아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희대 서울캠퍼스에 다니는 윤정희(22)씨는 "요즘 같은 시험기간에는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할 때도 많은데, 문을 연 식당이나 카페가 별로 없어서 불편하다"고 밝혔다.

캠퍼스 내 아르바이트 자리가 감소한 것도 학생들의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한양대 서울캠퍼스에 재학 중인 한유정(24·국어국문 20학번)씨는 "학교 안에서는 적절한 대우를 받는 아르바이트 빈자리가 없다"고 했다. 고려대생 최세은(22)씨 역시 "교내 아르바이트 구직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대학 측이 임대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은서씨는 "창업할 때는 학교에 상주하는 학생들의 규모를 고려해서 들어온 것"이라며 "비대면 수업으로 암묵적인 계약 조건이 크게 바뀌었다면 그에 맞게 임대료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대학 재정 상 추가적인 임대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임대료 관련 문의에 대해 "지난해부터 이미 임대료를 30~50% 정도 인하하고 있어 추가 지원은 어렵다"며 "다만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휴업 기간 동안은 임대료를 받지 않는 등의 지원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의 지원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례로 고려대는 지난해 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상생 프로젝트'를 만들어 장학금(10만원)·기부(10만원)·상생쿠폰(11만원)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복지매장에서 사용가능한 상생쿠폰으로 학생들과 상인들의 '윈윈'을 도모한다는 것이었지만 신청 학생들 중 98% 가량이 장학금을 선택했다. 고려대 입점 매장 상인들 사이에선 "1만원 차이라면 당연히 현금을 택하지 않겠나"라며 "상인들에게 확실히 도움이 될 방식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고려대 측은 "상생 프로젝트는 학교가 일방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학생들과의 협의를 거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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