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샤넬백 싸게 사려다…중고거래 사기꾼에 낚였다

입력 2021/04/19 17:41
수정 2021/04/20 08:42
대검 2020범죄리포트 분석

코로나로 비대면 거래 늘자
사기 35만건, 1년새 13% 급증
소액 생계형 범죄가 30%
일자리 감소도 영향 미친듯

'대면' 줄자 강력범죄는 감소
강도 19%, 성폭력 6%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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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상품권 최고가 매입' 글이 올라왔다. "1만원 모바일 상품권을 9100원에 삽니다. 핀번호 등 상품권 정보를 보내주면 5분 안에 입금해드립니다"라는 내용이다. 상품권 거래는 통상 택배나 우편을 거치지 않고 상품권 정보만 갖고 곧바로 이뤄진다. 소비자가 상품권 정보를 보내주면 곧바로 연락을 끊는 수법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사실상 상품권을 도난당하는 것이다.

# 트위터에 '명품백 양도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평소에 명품백을 갖고 싶었던 A씨는 글에 게재된 휴대폰 번호로 냉큼 연락해 사겠다고 했다. A씨는 80만원을 송금한 다음 명품백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했지만 허사였다. 사기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사기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대면 범죄가 주춤한 반면, 나날이 늘어나는 중고거래·온라인쇼핑에 힘입어 '비대면' 사기범죄만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실제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사기 피해가 발생하는 이른바 '상품권깡'이 극성을 부리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대검찰청의 '범죄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사기 발생 건수는 35만3657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9년 31만3524건에 비해 12.8% 증가했다. 10년 전 20만5913건과 비교하면 71.7%나 늘었다.

사기범죄가 껑충 늘어난 까닭은 코로나19 장기화에 중고거래가 늘고 비대면 전자결제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지며 일자리가 준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검찰청의 2019년 범죄 분석에 따르면 사기범죄 범행 수법은 '매매 가장'(24.2%)이 가장 많고, '가짜 속임'(20.5%), '차용 사기'(7.4%) 등 순이다. 매매 가장은 위의 사례처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중고품을 매도 가장하거나 매수 가장하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발급한 선불카드나 상품권이 '상품권깡' 형태로 중고 거래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대부분 소액 사기다. 사기범죄로 인한 재산 피액 액수는 1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가 29.7%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100만원 초과~1000만원 이하로 26.6%를 차지했다. 10억원 초과는 0.5% 수준이었다.

소액 사기는 생계형범죄에 가깝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것도 한몫한다. 검찰 관계자는 "마땅한 직업 없이 소액 사기를 생계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며 "사기는 폭력범죄 다음으로 전과자 비율이 높은 범죄 유형"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력범죄와 폭력범죄를 비롯한 대면 범죄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작년 강력범죄는 3만2802건으로 전년 3만5046건보다 6.4% 감소했다. 폭력범죄는 20만9911건으로 전년 대비 9.6%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말 자가용 여행 등이 큰 폭 감소한 영향으로 교통범죄 역시 7.9% 감소했다.

강력범죄를 세부적으로 보면 전년 대비 살인은 5.0%, 강도는 19.1%, 성폭력은 6.0%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과 모임 등이 대폭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력·폭력범죄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음주 모임이 크게 줄어든 데다, 외출 자제로 절도 등 범행 대상을 찾기 어려워진 점도 대면 범죄 감소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외부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강력범죄가 줄었다"며 "반면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사기 등 재산범죄, 민생범죄, 사이버범죄는 늘었다"고 분석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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