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LH 못믿겠다"…임대주택 곳곳서 제동 걸렸다

입력 2021/04/20 17:18
수정 2021/04/20 19:59
울산 수변·야음근린공원 등
용도 풀려 개발 가능해졌지만
주민 반발 직면해 발목 잡혀
부동산 투기사건후 불신 팽배

LH "주민오해 불식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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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강동 산하지구 도로에 지역 부녀회에서 설치한 LH의 공공 개발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서대현 기자]

동해안을 끼고 대규모 리조트 개발이 예정된 울산 북구 강동 산하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리조트 용지 인근 7만4000㎡ 땅에 90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 건설을 추진하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LH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 용지는 지난해 7월 일몰제로 용도 해제된 수변공원이다. 지난 19일 찾은 LH 개발 예정 용지는 잡풀과 잡목이 자라는 노는 땅으로 공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용지 안에는 건축물 건설과 굴착 등을 할 경우 처벌한다는 내용의 커다란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다. 옆에는 LH 개발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다수 걸려 있었다. 최근 주민들은 LH 사업에 반대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전국 곳곳에서 추진 중인 LH 공공 개발 사업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다. 장기 미집행 도시 공원을 공공 개발하는 LH 사업도 일부 지역에서 주민 반대로 발목이 잡히면서 일몰제 이후 지방자치단체 예산 부족으로 방치 중인 도시 공원 문제 해결에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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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는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안산 장상,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과천 등 LH가 주도하는 3기 신도시 개발 사업이 즐비하다.


LH 일부 직원의 부동산 투기 사건 이후 경기도의회를 중심으로 신도시 개발 사업에서 LH를 배제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이필근 경기도의원(건설교통위원회)은 최근 본의회 '5분 발언'을 통해 "LH 기능과 권한을 대폭 축소해 대형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만 하게 하고, 세부 지역 개발 사업은 경기도주택도시공사 등 지방공기업에서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울산에서는 일몰제 이후 공원에서 해제된 야음근린공원의 개발 논란이 뜨겁다. 야음근린공원은 석유화학공단과 도심 사이에 있는 녹지로 면적이 83만㎡에 달한다. 사유지 매입에만 최소 3000억원 넘게 들 것으로 추정돼 울산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공원 개발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LH는 3600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개발을 추진 중이다.


울산시는 LH가 개발하면 용지의 70%에 이르는 녹지 공간이 확보되고 주택난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시민과 환경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공단의 오염 물질이 그대로 도심으로 유입된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도 공단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각종 민원이 급증할 것을 우려했다.

제주에서도 LH가 동부공원에 공공 임대주택을 지으려 하자 시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동부공원 32만1300㎡ 용지 중 12만4033㎡에 1784가구 규모 단독·공동주택을 짓고 나머지 면적에는 근린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주민과 환경단체는 난개발을 우려하고 있다.

강원 원주에서는 LH가 약속했던 공원 조성 사업을 갑자기 포기해 논란이 일었다. 문제가 된 사업은 무실동 중앙공원 2구역(33만㎡) 개발 사업이다. 2018년 9월 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LH는 지난해 1월 막바지 단계인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실시계획 인가를 남겨두고 사업을 포기했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공기업이 이윤 추구만 앞세운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삼건 울산대 건축학부 명예교수는 "LH는 국가 공공기관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지역 사회에 바람직한 개발보다 자기 식대로 개발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역에서 적은 비용으로 많은 수익을 내고 그냥 떠난다는 부정적 인식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LH 측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공 주도 개발이 꼭 필요하다"며 "주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오해를 해소하고, 공공 개발의 필요성을 이해시켜 나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 / 서대현 기자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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