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로 힘든데 혐오에 더 아프다

입력 2021/05/04 17:33
외국인 30% "차별 심해져"
◆ 그늘진 가정의 달 ① ◆

엄마가 베트남 출신인 A군(11)은 학교에서 '똥남아'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했다. 한국 국적을 갖고 한국어를 하며 한국의 드라마와 가요를 즐겨 듣지만 여느 또래 친구들처럼 김치는 잘 먹지 않는다. 그러나 A군은 여전히 생김새에 따라 이방인 취급을 당한다.

우리사회에 겉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은 이미 많이 공존하지만 여전히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인이나 중국 출신 한국인, 동남아 출신 이주민 등에 대한 차별이 심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의 29.2%는 코로나19 이후 차별·혐오가 심해졌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가 지난해 '코로나19와 이주민 인권'을 주제로 조사한 결과다.


그사이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작년에 급감했다. 코로나19 영향이다. 2019년 252만4000여 명에 달했지만, 작년에는 203만6000여 명으로 20% 가까이 급감했다. 그 대신 불법 체류자는 39만281명에서 39만2196명으로 늘었다.

올 초에는 외국인이라고 무조건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행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외국인 노동자를 한 사람이라도 고용하는 사업주가 노동자와 함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고, 경기도는 외국인 노동자와 사업주는 진단검사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었다. 어기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했다. 불법체류자를 강제 출국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해명에도 "외국인이 코로나 바이러스냐"는 거센 비판이 나온 것은 당연했다. 경찰도 치안과제를 선제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내부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국인 밀집지역에 모여서 생활하는 이주자들의 경우 사회적 차별과 범죄 피해로 인해 사회불만세력화하거나 우범지대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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