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스트라 불안 커지는데 '노쇼백신'은 품절

입력 2021/05/09 22:43
수정 2021/05/10 01:39
[르포] 예약 접수 줄줄이 중단
"노쇼 백신도 희망고문"

예약자 대부분은 젊은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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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노쇼백신 신청은 지난주에 벌써 끝났다.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이미 신청한 분들도 다 못 맞을 거 같다."

"예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연락이 안 갈 수 있다. 다른 병원에서도 접종 중이니 다른 곳에도 물어보시는 게 나을 듯하다."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서울 중구의 한 병원과 보건소에 전화로 노쇼(No-show, 예약을 하고 연락 없이 찾아오지 않는 손님을 일컫는 말)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문의하자 돌아온 대답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병은 10~12명 정도가 맞을 수 있는 분량이다. 10명 예약을 받았는데 2명이 접종 당일 나타나지 않으면 2명 분량은 버려진다. 이렇게 버려지는 백신이 아까우니 병원별로 예약자를 받아서 남는 백신을 접종하는 게 노쇼 백신이다.


코로나 백신에 대한 불안감에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와중에 한편에서는 한 두달이라도 먼저 백신을 맞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도 줄을 서고 있는 상반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중구의 한 대형 병원도 노쇼 백신 예약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백신 접종 당일 나타나지 않는 고객 수를 예상하기 어렵다보니 노쇼 백신 예약도 얼마나 받아야 할지 모호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노쇼 백신을 맞을 수 있냐는 전화가 정말 많이 왔는데 이제 대기자를 안 받기로 하면서 전화가 많이 줄었다"라며 "당일 취소되는 접종건수가 서너건에서 많게는 10건 정도 되는데 이 정도면 지난주까지 받은 예비명단까지는 조만간 다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의원급 병원도 노쇼 백신 문의전화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백신 보급량이 많지도 않은데 언론에서 '다들 얼른 맞으러 가세요'라는 식으로 홍보하니까 사람들이 막 몰려온다"며 "사실 노쇼 백신 신청자들도 진짜 운이 좋아야 맞을 수 있을 정도다. 솔직히 희망고문이라고 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노쇼 백신 예약자는 주로 젊은층이 많다"며 "노쇼 백신을 접종하는 병원도 인터넷으로 찾아야 하다보니 어르신들이 연락 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서 접종을 기다리고 있던 대기자도 30대 여성이었다.

A씨는 "그저께 노쇼 백신 예약을 했고 병원에서 접종이 하루 미뤄달라고 해서 오늘 왔다"라며 "백신을 언제 맞을 수 있을지 불확실해서 미리 맞으려고 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령층 가운데서는 노쇼 백신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택시기사인 70대 남성 B씨는 "6월이나 돼야 백신을 맞을 수 있는데 그런 게 있는 줄 알았으면 일단 신청했을 것"이라며 "주변에도 노쇼 백신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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