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대학 축구부에 서포터즈 바람 일으킨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 [스물스물]

입력 2021/06/03 08:20
수정 2021/06/03 22:15
2015년 전국 대학 축구부 최초 창단
기사·마케팅·응원 등 전천 후 활동
원정 경기 유니폼도 직접 디자인
프로급 서포터즈로 성장
아주대 축구부 5권역 1위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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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vs 칼빈대`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 회원들. [사진제공=아주대 축구부 프런트]

'5월 28일 펼쳐진 U(대학)리그 5권역 7라운드 경기에서 아주대학교(이하 아주대)가 제주국제대학교(이하 제주국제대)를 상대로 3 - 0 승리를 거두었다. 6라운드까지 진행된 결과 제주국제대는 승점 15점으로 5권역 선두를 달리고 있었으며, 아주대가 승점 14점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아주대와 제주국제대의 7라운드 경기는 U리그 전반기의 선두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되는 중요한 경기였다. 폭우 속에서 제주국제대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 아주대는 승점 3점을 따내며 1위 탈환에 성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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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경기에 앞서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는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 회원들. [사진제공=아주대 축구부 프런트]

신문에 난 스포츠 기사가 아니다.

아주대학교 축구부를 사랑하는 대학생들로 구성된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가 네이버 대학 스포츠 블로그(아주대학교 축구부)에 올린 기사다.


지난달 28일 오후 8시 32분 '[2021 U-LEAGUE] 아주대, 수중전 끝에 선두 재탈환... 거침없는 무패행진' 제목으로 올라온 이 기사는 며칠새 수백명이 구독했다.

기사 구성도 좋다. 기사 중간에 선발 출전 선수들을 포지션 별로 만든 포스터를 배치하고, 시간대별 교체 선수 상황, 선수들의 주요 경기 장면을 담은 사진까지 넣었다.

이러한 시각적 요소와 함께 전반적 경기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기사는 마치 경기를 현장에서 본 듯한 착각을 줄 정도다.

이 콘텐츠를 만드는데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 소속 회원 4명이 매달렸다.

정보영(22·미디어학과)·박준호씨(24·교통시스템공학과)는 디자인을, 서지수씨(23·미디어학과)는 사진을 맡았다. 기사를 쓴 윤소미씨(23·사학과)는 이를 바탕으로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들의 열렬한 응원 때문이었을까? 아주대 축구부는 U-리그 5권역 1위인 제주국제대를 3-0 으로 물리치고 1위에 올랐다.

박찬빈 아주대 축구부 주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경기 관람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주대학교 축구부 프론트가 SNS를 통해 우리를 많이 홍보해주고 있다"면서 "홈 경기 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에도 매번 참석해 응원해주는 프론트 활동에 힘이 나고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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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축구부 프론트가 제작한 아주대 선발 라인업 포스터. [사진제공=아주대 축구부 프런트]

6년 전 의기투합...프로 서포터즈 버금가


아주대는 1982년 축구부를 창단해 하석주(현 아주대 축구부 감독), 안정환, 이민성 등 수많은 국가대표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프로축구 리그에서 활약중인 엄원상(광주FC), 정태욱(대구FC) 등도 아주대 출신이다.

한국 축구의 근현대사를 쓴 아주대 축구부지만 아주대 학생들이 축구부를 응원하기 시작한 건 불과 6년 전이다.

축구에 관심이 많던 학생 4명이 같은 생각을 가진 학생처 소속 교직원 한명과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창단 당시 멤버는 모두 남성이었다. 회원이 13명까지 늘어난 지금은 여학생이 10명, 남학생이 3명으로 '여초 현상'이 두드러 진다. 활동 영역이 디자인, SNS 등으로 더 넓어진 결과다.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는 기업 조직에 가깝게 운영된다.

회원들은 디자인팀, 기획마케팅팀, 기사작성팀, 서포터즈팀에 소속돼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디자인팀은 사진·영상 촬영, 판촉물, 포스터 등에 사용되는 이미지를 제작한다. 기획마케팅팀은 SNS 홍보, 관중 유치 이벤트, 유니폼 판매 등을 담당한다. 선수들에게 경기 당일 가장 힘이 되는 응원은 서포터즈팀이, 경기 내용은 기사작성팀이 작성해 SNS 등에 올리는 식이다.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는 회원들이 입을 유니폼을 직접 디자인한다.


이 유니폼은 다음해 선수들의 원정 경기 유니폼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윤서희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 기획마케팅팀장(22·응용화학생명공학과)은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는 아주대 축구부를 대외에 알리고 응원하기 위한 모든 활동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면서 "프로축구 서포터즈에 비해 비해 손색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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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9일 단국대와 경기를 마친 아주대 축구부 선수들과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 회원들의 기념촬영. [사진제공=아주대 축구부 프런트]

짜릿함·성취감이 매력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에 가입하는 학생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원래부터 축구에 관심이 많았거나, 전공을 살려 콘텐츠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가입한 학생들도 있다. 일부 회원은 축구부의 존재를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야 안 경우도 있다고 한다.

회원들이 말하는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 매력은 짜릿함과 성취감이다.

수박 겉핥기에 그쳤던 스포츠의 세계와 정면으로 마주하며 아주대 축구부의 승리와 홍보를 위해 쏟는 시간은 그 자체로 즐겁고 행복하다.

선수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디자인·마케팅 전략을 수 없이 고민하고, 더 나은 표현을 위해 기성 언론의 기사를 참고하고 사전을 뒤진다.

편집의 기술을 발휘해 만든 경기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관심을 끌 때면 보람이 생긴다. 무엇보다 아주대 축구부가 경기에서 승리를 하면 이러한 응원이 도움이 된 것 같아 성취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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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축구부 프론트 회원들이 `아주대 vs 칼빈대` 경기 장면을 촬영한 뒤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아주대 축구부 프런트]

윤 팀장은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 활동은 취업과 큰 연관성은 없다"면서도 "우리대학 축구부를 응원하고 널리 알리는데 필요한 다양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는 곳이고 이런 준비를 통해 대외 활동·소통·갈등 조정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의 활동 기간은 1년 반으로 정해져 있지만 추가 활동도 가능하다. 현재 7기가 주축인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에는 5기 회원 한명이 지금도 남아 활동을 돕고 있다.

김 팀장은 "아주대 축구부 프론트는 전국 대학 스포츠부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만들어진 학생 중심 서포터즈"라면서 "대학 축구 리그 등 대학 스포츠에 더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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