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프로 개발자 양성소…포스텍 개발동아리 '포애퍼' [스물스물]

입력 2021/06/11 17:23
수정 2021/06/1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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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개발동아리 `포애퍼(PoApper)`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개발자로서 역량을 쌓아가고 있는 학생 신분의 개발자들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개발자 출신 CEO들을 바라보는 관점엔 한계가 없다. 지금 당장 격차는 있지만, 머지않은 언젠가 기회만 주어진다면 이들의 업적을 뛰어넘는 일이 영원히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리라는 믿음이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포스텍) 개발자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동아리 포애퍼(PoApper) 소속 학생들이 개발자로서 꿈꾸는 미래도 도전적이다. 무엇이든 만들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포애퍼 개발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키워드다.

포애퍼는 신입회원 선발 과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개발에 관심이 있는 모든 포스텍 재학생들에게 포애퍼 가입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만, 이곳에서 '정회원' 자격을 얻기 위해선 한 학기 동안 기존 회원들이 주최하는 세미나를 수료해 동아리 활동을 위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 이 기간에 수습부원은 팀원으로 포애퍼 프로젝트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동아리 활동에 매진했던 정회원들(졸업생 포함)로만 구성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엔 95명이 모여 있고, 수습부원을 포함해 총 33명이 현재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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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김예은, 윤효정, 백종은, 정현서, 권은성, 김용준 씨. [사진=포애퍼]

포애퍼는 2010년 포스텍 정보팀 산하 학생단체 '포스텍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그룹'으로 시작됐다. 2013년 포애퍼는 '개발자 네트워크'를 지향하면서 서비스를 개발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데 열정을 가진 학내 모든 이들에게 문을 열어 놓았다. 동아리명 'PoApper(포애퍼)'는 'POstech APPlication developERs(포스텍에서 앱을 개발하는 사람들)'에서 각각 글자를 따왔다. 포애퍼는 네트워크 및 서비스 개발 동아리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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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애퍼 회장을 맡고 있는 이재승 씨(IT융합공학과 18학번)

포애퍼 회장을 맡고 있는 이재승 씨(IT융합공학과 18학번)는 포스텍 학생들에게 포애퍼 회원이 되기 위해선 '열심(熱心)'만 있으면 된다고 강조한다. "매 학기 개발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을 신입회원으로 모집합니다. 경험과 실력에 상관없이 열심히 하실 부원, 모두 받습니다!"

―포애퍼에서 지금까지 제작한 결과물을 소개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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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빈 씨(IT융합공학과 18학번)

▷박원빈(IT융합공학과 18학번)=대표작으로는 포스텍 모바일 식권 서비스 '포식이'가 있습니다. 현재 교내 식당에서 시범운영 중이며, 이를 위해 법인까지 설립했습니다. 그밖에 장소·장비 예약이 가능한 포스텍 포털 사이트 'POPO', 교내 구성원을 위한 종합 정보 서비스 '인포스택', 포카전(포스텍-카이스트 학생 대제전) 홈페이지(매년 새로 제작), 포스텍 복지회 홈페이지, 시간표 작성 및 강의평가 사이트 'LEMONS'(서비스 종료) 등이 있습니다. 모두 반응이 좋았습니다.


―앱 관리에 필요한 시간·비용을 절약하는 방법은.

▷박원빈=깃(Git)을 통해 문서화를 잘 해두는 게 좋습니다. 처음 개발할 때부터 유지·관리하기 쉽도록 설계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새로운 부원을 구하고 인수인계도 꾸준히 해야겠죠.

―지금의 개발 능력을 갖추기까지 기간이 얼마나 걸렸나.

▷박원빈=동아리 부원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C언어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앱 개발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했으니 거의 10년은 코딩한 것 같아요. 기본적인 개발 능력은 동아리에서 세미나만 잘 듣고 과제만 해도 1~2학기면 충분히 갖출 수 있습니다! 이후에 실력을 늘리는 건 본인이 얼마나 더 공부하는지에 달렸지만요.

―아이디어 착안부터 결과물 배포까지의 과정은.

▷박원빈=하나의 앱이 제작되는 데는 많은 단계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기획, 디자인, 개발, 테스트, 출시 및 배포 순으로 진행됩니다. 저희가 개발하는 방식을 간단하게 소개드리겠습니다. 제일 먼저 하는 건 기획입니다. 자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경우는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외주를 받거나 외부와 함께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합니다. 이후 필요한 기능 리스트를 세부적으로 정리하고 디자인에 들어갑니다. 다음으로 프론트, 백엔드, 모바일 팀을 나눠서 개발을 진행합니다. 매주 한번은 모든 팀원이 모여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시간도 갖습니다. 그렇게 모든 개발이 완료되면 내부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일부 사용자들 대상으로 테스트를 시행하고, 검증이 완료되면 앱 스토어, 구글 플레이에 결과물을 올립니다. 마켓 심사가 통과돼 출시된 이후에는 피드백을 받아 꾸준한 업데이트와 유지보수를 진행합니다.

―개발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는.

▷박원빈=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오타나 변수명을 다른 것으로 착각해 잘못 입력한 경우입니다. 엉뚱한 변수를 가져오거나 함수를 호출해서 결과가 달라져 버린 것이죠. 이럴 경우 잘못된 부분을 한 번에 발견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한 줄 한 줄 디버깅(debugging)하면서 찾아야 해요. 오랜 시간이 걸리죠. 이밖에도 로직을 잘못 설계한 경우, 처음부터 다 뜯어 고쳐야 할 때 많이 힘듭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페어 프로그래밍(pair programming)을 하거나 처음 설계할 때부터 꼼꼼히 하는 게 좋아요.

―개발 분야에선 새로운 공부거리가 끊임없이 생겨난다. 변화를 따라가기 벅차진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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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윤 씨(컴퓨터공학과 18학번)

▷하석윤(컴퓨터공학과 18학번)=벅찹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항상 새롭고 편리한 것들을 만들어 냅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노력해야 합니다.

―롤모델로 삼는 개발자가 있는가.

▷하석윤='생활코딩'이라는 교육플랫폼을 운영하는 이고잉(egoing) 님을 존경합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생활코딩이라는 사이트에서 웹 개발과 앱 개발의 기초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웹 개발에 대해 막막해하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답답해하고 있을 때, 이고잉 님의 강의를 천천히 따라가면서 개발 실력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사실 어떤 개념을 다른 사람이 만족할 정도로 잘 설명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고잉 님은 어떤 기술에 대해 설명할 때,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 그리고 정확히 모르더라도 실전에서 쓸 수 있는 개념은 뭔지를 정확하게 짚어주셔서 웹/앱 개발에 대한 입문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자에게 필요한 자세와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하석윤=끈기(계속 새로운 것들이 나오니까). 수용력? 바르게 앉는 자세!

―개발자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무엇인가.

▷하석윤=열심히 개발한 결과물들을 다른 사람이 써줄 때 뿌듯합니다.

―앞으로 어떤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가.

▷하석윤=포스텍 내 많은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앱을 만들어 서비스 할 수 있습니다. 포애퍼는 그동안 포식이, POPO, 인포스택 등 학교와 학생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앱을 만들어 왔습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편의성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었다면, 앞으로 포애퍼는 플랫폼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DB에 담고, 또 데이터를 가공해 발전시키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식권 구매 데이터, 예약 데이터, 배달 데이터 등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 센터를 만들고, 또 공개 API를 제공하는 등 데이터 사이언스 측면에서 더 창조적인 활동을 추구하려고 합니다.

◆포애퍼 신입 부원들의 활동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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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서 씨(무은재학부 20학번)

▷정현서(무은재학부 20학번·기계공학부 진학 예정)=지난 학기에 이어 이번 학기까지 만 1년간 포애퍼에서 활동했습니다. 웹/앱 개발을 배워 두면 나중에 각종 연구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포애퍼에 들어왔습니다. 웹사이트나 앱을 개발해 보다 편하게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고, 연구 진행 상황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포애퍼에서 백엔드와 프론트엔드를 차례대로 배우고 해커톤(Hackathon)에 참여했습니다. 해커톤을 하면서 서비스를 개발할 때는 타인이 필요로 하는 것을 타인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힘든 일이지만, 만들었을 때 그만큼 뿌듯하기도 합니다. 제가 만든 사이트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상상을 하면 기분도 좋고요.

개발은 어렵습니다.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힘들고,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어려운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개발 역량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별 무리가 없지만 그걸 넘어 실력을 키우는 것은 좀 힘들어 보인다고 할까요. 이런 점이 저를 계속해서 도전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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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정 씨(무은재학부 20학번)

▷윤효정(무은재학부 20학번·차기 포애퍼 회장)=이번 학기에 포스텍 주변 배달 음식점과 학생식당을 알려주는 '인포스택'이라는 사이트를 새롭게 단장하는 프로젝트에서 프론트엔드 분야 수습부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선 인포스택이 포스텍의 '배달의 민족'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프론트엔드, 백엔드, 모바일 등 각 분야에서 총 5명의 팀원이 열심히 개발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제작된 사이트를 처음부터 새롭게 유지·보수하는 일이 학기 중에 끝내기에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오는 2학기에 리뉴얼된 새로운 사이트를 오픈하면 학부생, 대학원생, 교직원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즐겁게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저는 인포스택 관리자 페이지의 대시보드 역할을 하는 홈 화면을 개발했습니다. 프로젝트에 처음 참여할 때만 해도 저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동아리 선배가 매 회의 시간마다 던져주는 공부거리를 캐치하고, 동아리 세미나를 수강하고, 주변 능력자 선배들의 도움으로 개발 실력을 처음부터 쌓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관리자 페이지 홈 화면을 무사히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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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백종은, 정현서, 권은성, 김용준, 윤효정, 김예은 씨. [사진=포애퍼]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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